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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은 "보유 金 이상 無…추가 매입보다 달러 유동성 유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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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 중구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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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 보유 확대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시점에서는 금을 매입하기보다는 달러 유동성을 유지하는 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6일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 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처럼 주장했다. 한은이 금 추가 매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 측면에서 번거로움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 가격에 대한 전망이 바뀌었을 때 유동성을 목적으로 한 매도 결정이 어렵다는 것도 한은이 금 보유 확대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한은 측은 “금은 외환보유액 중에서도 최후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시장 전망이 바뀌어 매도하면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금 대신 달러 보유를 늘리는 게 적합한 선택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과 지정학적 위험이 잠재한 상황에서 충분한 달러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다. 게다가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국 정부채 투자 성과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금을 매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한은 측은 또 “금 가격이 이미 전 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기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 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양수(+)로 돌아선 점도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3년 금 20t을 매입한 이후 변화 없이 총 104.4t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한은이 당분간 추가로 금을 매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금을 104.4t 보유하고 있는 한은은 1990년 이후 이를 모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한은이 보유한 금은 순도 99.5% 이상, 무게 11~13㎏ 수준인 금괴(골드바) 형태로 8380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금 관리 현황 보고서는 지난달 23일 8380개 중 205개를 직접 검사한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한은은 실사를 통해 금괴 표면에 기록된 관리번호, 제련업자, 순도 정보와 장부를 비교하고 표면 긁힘, 실금 등 손상 여부도 점검했다.

실사 결과 금괴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금괴를 대상으로 이뤄진 무게 측정에서도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금괴 3개에서 제련업자 표시가 장부와 다른 사실이 발견됐다. 한은 측에 따르면 이는 단순 오기로 밝혀졌고 여타 기관 실사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한은은 그 자리에서 해당 정보를 수정 처리했다.

보고서는 “이번 실사를 통해 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는 점과 영란은행 관리시스템 효율성 등을 확인했다”면서도 “관리상 오기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보유금 정보 확인을 위해 수년 주기로 실사할 필요성도 확인됐다. 금 보유가 늘어난다면 안전성 등을 고려해 보관 기관 다변화 등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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