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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밥먹다 탄소나올라" 식사까지 '비건' 선택한 그들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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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플라스틱으로 '돌리는' 경제<2회>: 순환경제 세계는 지금③

[편집자주] 신의 선물에서 인류 최악의 발명품으로 전락한 플라스틱.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21년 기준 492만톤으로 추정된다. 매일 1만톤 이상 나오는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은 50% 수준에 그친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같은 폐플라스틱의 환경위협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탈(脫) 플라스틱과 순환경제 조성'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생산에서 소비, 폐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분야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노력을 점검하고 2027년 8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선점을 넘어 대한민국 수출 체력 강화에 이르는 길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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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순환경제포럼(WCEF) 2023'에선 비건(채식) 식단이 제공됐다. /사진=김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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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막을 내린 '세계순환경제포럼(WCEF) 2023' 행사. 점심 식사와 행사 중간 간단한 스낵과 샌드위치, 랩 같은 간식이 제공됐다. 그런데 유독 음식 테이블에선 '고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테이블 한쪽에는 '비건'(vegan·채식)이라는 안내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자원의 재활용과 재사용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 확보하는 순환경제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식단의 배경을 묻자 행사 주최 측은 "환경에 이로워서(Good for environment)"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는 힌트를 덧붙였다.

소고기의 경우 1㎏(킬로그램) 식용 제품을 생산하는데 온실가스 2.9㎏을 생산한다고 한다. 생산량보다 생산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육식을 피했다는 의미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선 채식주의자를 상대로 채식메뉴를 준비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부담이 되는 '강제 채식'을 택한 셈이다. '순환경제 조성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식뿐만 아니라 이번 WCEF는 현장 곳곳에선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세세한 노력이 돋보였다. 식사에 사용하는 그릇과 수저, 포크 등은 재사용 가능한 나무 섬유 소재 제품으로 채워졌다.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이름표의 목걸이 줄도 페트(PET)소재의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었다.

회의실 가운데 마련한 전시 공간 역시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참가 기업, 정부의 노력으로 채워졌다. 세계 1위 시장점유율 PC 제조업체인 레노버는 대나무 소재 노트북 상자를 선보였다.

레노버 관계자는 "종이박스는 접합 부분에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고 완전히 친환경적이진 않다"며 "이음새가 없는 대나무 소재 친환경 케이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노보는 노트북 전 제품에 대나무 소재 케이스를 적용할 것"이라며 "(순환경제 조성을 위해선) 이것 외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기업 '니마르'는 버려지는 콩과 목재를 소재로 만든 생활용품을 전시회에 들고나왔다. 이 회사는 순환성을 강조한 디자인 제품으로 얻은 수익 중 5%를 친환경 활동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만든 분리수거함은 수거함으로 사용하지 않을 땐 뚜껑을 닫아 작은 의자로 쓸 수 있다"며 "모든 제품을 하나의 목적으로 설계하기 보단 두가지 이상 용도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사용범위와 수명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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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PC기업 레노보가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순환경제포럼(WCEF) 2023'에서 선보인 레노보의 대나무 소재 케이스. /사진=김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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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핀란드)=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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