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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재용·블랙핑크 타는 전용기, 30시간에 8억4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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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최근 세계적인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의 전용기 내부를 공개해 화제가 된 가운데, 앞으로 전용기 사업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전용기에 대한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기업뿐 아니라 개인 고객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블랙핑크 멤버들이 이용하는 전용기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블랙핑크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MOU(양해각서)를 맺고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공식 후원 항공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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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공개한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의 전용기 내부/대한항공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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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파·샤워 시설 있고 별도 통로로 입출국 절차

전용기는 통상 대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 VIP 고객, 연예인 등이 출장이나 여행 등을 위해 사용한다. 지난해 영화 ‘탑건:매버릭’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던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 역시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화제가 됐다. 고급 전용기는 소파, 침실, 샤워 시설 등을 갖췄고 별도 통로로 입출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기업이나 개인은 전용기를 보유하거나, 전용기 업체와 계약을 맺고 필요할 때마다 빌려서 사용한다. 현재 국적사 중에서 전용기 사업을 하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걸프스트림 G650ER(13석), 보잉 비즈니스제트(16석 혹은 26석 변경 가능), 봄바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 XRS(13석) 등 총 4대로 전용기 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은 최근 계약한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전용기 유지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을 받자, 지난 2015년 B737 2대, BD700 1대 등 전용기 3대와 전용 헬기 6대를 대한항공에 넘겼다. 현재 대기업 중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만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걸프스트림 G650 등 항공기 세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보잉 737-7GE(BBJ)를, LG그룹은 G650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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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공개한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의 전용기 내부/대한항공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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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전용기 이용료 최소 2000만원

전용기 이용료는 기재, 목적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항공사가 전용기 계약 의뢰를 받으면 인건비, 조업료, 연료, 현지 공항 이용료 등을 계산해 가격을 제시한다. 만약 업체가 처음 운항하는 목적지라면 비슷한 노선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입한다. 현지 체류가 길어지면 업체가 해당 기재를 다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게 돼 이용료가 늘어난다. 좌석 수가 적고 편의 시설이 추가된 기재는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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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과 대한항공이 보유한 걸프스트림의 G650ER 전용기/걸프스트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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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이용 가격은 대외비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용기 운영사인 비스타젯(VistaJet)은 최소 금액이 시간당 1만5000달러(1인 기준·약 1962만원)부터 시작하며, 모든 노선에 같은 가격으로 시간 요금제를 적용한다. 왕복 20시간을 이용하면 최소 금액이 인당 30만달러(약 3억9000만원)인 셈이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대한항공과 계약 전인 지난 1월 비스타젯의 전용기에서 사진을 찍어 올려 화제가 됐다. 케이팝 그룹 BTS 역시 비스타젯 전용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인당 연간 7억원 짜리 멤버십 제도를 운영한다. 이용 가능 시간은 30시간이고 멤버십에 가입하면 국제선은 시간당 480만원, 국내선은 29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국제선을 전용기로 30시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총 8억4400만원(가입비 7억원 + 480만원 × 30시간)이 들어 시간당 비용은 약 2813만원이다. 30시간을 모두 소진하면 7억원을 내고 재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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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전용기 운영사 비스타젯의 걸프스트림 450 내부./비스타젯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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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는 한국에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이 늘고, 초고액 자산가가 증가하면 전용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전용기 운항편은 증가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용기 사업은 정기 노선 사업보다 가격 탄력성이 크지 않다. 수요만 있다면 어느 정도의 이익은 꾸준히 보장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유지 비용만 감당할 수 있다면 운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 전용기 사업 강화하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최근 비즈니스 전용기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말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케이에비에이션이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이달 말까지 891억4500만원 규모의 소형기와 헬기를 케이에비에이션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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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잉 비즈니스제트 전용기 내부./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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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케이에비에이션에 대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즈니스 전용기 분야에 진출해 전문화 및 시장 확대를 도모하려고 한다”며 “대한항공의 안전 운항 역량과 관리체계를 그대로 적용해 다른 소규모 사업자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B787-8(HL8508) 비즈니스 제트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 전용기를 늘려오며 사업 확장을 준비해 왔다. 케이에비에이션의 공식 개업 시점은 미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소형 항공운송사업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를 준비하고 안전 운항 관련 운영·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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