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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러 "적군 대공세 격퇴했다"… 우크라 "가짜 뉴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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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러軍 생포한 민병대…공격당하는 러 탱크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등 5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4일(현지시간) 대규모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전차가 공격당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왼쪽 사진은 이날 러시아 서남부 벨고로트 지역에서 '반(反)푸틴' 러시아 민병대인 러시아의용군단(RVC) 소속 인원이 러시아군을 생포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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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수행했다는 주장이 일자, 일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앞서 언급한 '대반격'의 서막이 올랐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이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세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2개 전차 대대와 6개 기계화 대대를 동원해 러시아 방어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 5개 구역에서 대규모 공세를 감행했다"며 "이들의 목적은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전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돌파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적(우크라이나)은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약 250명을 사살했고 전차 16대, 장갑차 21대, 보병 전투차량 3대를 파괴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노보스티통신은 국방부 자료라면서 전차 등이 폭발하거나 불타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와 영상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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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 주장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측 성명과 관련한 물음을 받고 "우리는 그러한 정보가 없으며, 어떠한 종류의 '가짜'에 대해서도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대러시아 공격 여부, 대반격이 맞는지 등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4일 자국민에게 대반격 성공을 위해 작전상 정보와 관련해 침묵을 지켜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의 발표가 사실일 경우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은 대반격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NYT는 군사 분석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위치와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공격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전선 시험을 위한 돌격은 미군이 우크라이나군에게 전수한 전통적 전술"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크고 작은 공격을 늘리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의 일부 지역을 우크라이나군에 내줬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트주에서 이날 오전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벨고로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병참 거점이다.

전방위적인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이날 독일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지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 탱크 부대가 대반격의 선봉에 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서방의 무기와 노하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부대(제47기계화여단)가 전투를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부대는 영토 탈환을 준비하며 돌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스스로의 힘으로 싸울 수 있도록 무기를 지원해 온 미국 주도 전략에 대한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은 4일 CNN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성공하리라고 믿는다"며 "반격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가능한 한 최대 진전을 이뤄 협상 테이블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크 터너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도 최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반격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곧 나설 공격에 관해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군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본인의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대반격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봄철 해빙기가 지나 땅이 굳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이동이 수월해졌고, 서방국가의 무기도 보강돼 대반격 요건이 충족됐다고 평가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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