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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어쩌다 ‘화두’가 된 김현수, 어쩌나…LG의 ‘숨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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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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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1할대 허덕 최악의 시즌

클럽하우스 절대 존재인 베테랑
팀 묶는 리더·과도한 영향 ‘교차’
부진 길어지면 중반기 구상 흔들

1-3으로 뒤진 9회말 1사 1·2루, 타석에는 LG 김현수(사진). 최상의 가정으로는 끝내기 역전 홈런도 그리게 되는 장면이었다. NC 투수 김시훈의 집요한 포크볼 공략에 타이밍이 빨라 두 차례 파울이 나오면서 볼카운트 2-2. 김현수는 또 한번 날아온 시속 133㎞짜리 포크볼에 상체가 먼저 돌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TV 중계 화면에는 LG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이 김현수의 현재 스윙 밸런스를 설명하듯, 왼쪽 어깨를 앞으로 덮듯 움직이는 모습이 잡혔다.

프로야구 LG가 NC와의 주말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준 지난 4일이었다. 염 감독은 경기 뒤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새로운 주간의 김현수 기용 방안에 대해 전했다. 3~4경기는 선발 라인업에서 빼려 한다는 벤치 방침을 전하고 소통한 내용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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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두산에서 2007년 1군 풀타임 첫해를 보낸 뒤로 개인 이력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7시즌 기록한 OPS 0.733의 ‘커리어 로’가 올해는 OPS 0.659까지 주저앉아 있다.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한 5월 이후에는 25경기에서 타율 0.134에 OPS 0.348이라는 믿기 어려운 수치를 찍고 있다.

김현수의 출전 여부, 부활 여부는 이미 LG의 화두가 돼 있다. 이 대목에서 LG의 과제는, 김현수가 올시즌 잃어버린 타격 수치를 다른 방법으로 채우는 것만이 아니다. 김현수는 LG 클럽하우스에서 영향력이 굉장히 큰 베테랑이다. 중계 화면을 통해서도 김현수가 여러 방법으로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면서 팀 전체를 하나로 묶으며 ‘김현수가 LG를 바꿨다’는 얘기도 꽤 자주 나왔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는 선수 영역에서 조금은 과한 움직임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김현수의 존재감은, 어쨌든 LG에서는 이미 하나의 현상이 돼 있다.

김현수의 야구가 흔들릴 때 팀 전체 분위기는 어떤 흐름일지, 이는 지난 몇년간 LG가 경험하지 못한 스토리다.

LG의 숙제도 이곳에 있다. 향후 최선의 시나리오는 김현수의 대체 카드로 나설 김범석과 이주형 등 유망주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을 하면서 1군 뎁스를 늘리고, 그사이 김현수가 타격 밸런스를 되찾는 것이다. 팀도 살리고, 김현수도 살리는 그림이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애매한 흐름이 이어질 때면, 시즌 중후반 1군 야수 구성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를 시작으로 총 6년(4+2년)짜리 장기 FA 계약을 했다. 1988년 1월생으로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스윙 스피드가 여전하고 자기 관리도 뛰어난 것을 믿고 계약한 것이었다. 김현수의 부진 탈출 여부가 현장의 고민만은 아닌 이유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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