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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식품 냉장고 문 달고, 야간 조명 끄고… 에너지 다이어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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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에 역대급 폭염 예고… 경제현장 ‘비상’

대형마트·편의점 밀폐형 냉장고 도입

냉기 유출 줄여 절전… 벌레 유입도 감소

백화점, 태양광 설비 설치 ‘전력 효율화’

기업들, 사업장 맞춤 에너지 절약 실천

PC 전원 끄기·냉방 기준 준수 생활화

에너지양 모니터링… 빅데이터 분석도

냉장고 문 달기, 조명 일찍 끄기,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역대급 폭염을 앞두고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들이 ‘에너지 다이어트’에 한창이다. 고객을 직접 맞이하는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업체와 대기업들은 에너지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에 이어 공공요금까지 들썩이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

롯데마트 태양광 설비. 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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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전기부터… 문 달고, 불 끄고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편의점 등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 사용 절감과 대체 에너지 사용 등 사별로 에너지 절약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품매장 냉장고 문 달기 사업’이다. 식품을 진열·판매하는 냉장고에 문을 설치하면 냉기 유출을 줄여 온도 유지에 효과적이다. 롯데마트는 2021년 3월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다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전력 사용량을 평균 52%, 여름철에는 최대 63%까지 절감했다. 롯데마트는 다음달까지 전체 100여개 점포 중 72개 점포에 냉장고 문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4월 자양점에 냉장고 문을 설치한 데 이어 다른 점포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냉장고 문 달기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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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완전 밀폐형 냉장고. 남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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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밀폐형 냉장고. 최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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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도 냉장고 문 달기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편의점 CU는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장안관광호텔점에 밀폐형 냉장고를 시범 설치했다. 이곳의 일평균 전력 소모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약 63% 줄었고 먼지나 벌레 유입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도 지난 3월부터 GS25연대2점에 밀폐형 냉장고를 도입해 전력 소비량 체크 등을 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조명 교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냉방기 교체와 태양광 설비 추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등을 통한 전력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노원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동부산·파주점, 타임빌라스 등 5곳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으며 연말까지 인천점 등 4개 점에 추가로 태양광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후방 시설의 일반 조명 기기를 LED로 바꾸고, 승강기 회생 제동 장치를 설치해 전기를 아끼고 있다. 일반 조명은 매장 개점 전 10분·폐점 15분 후, 비상 조명은 개점 전후 각 15분씩으로 단축 사용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KT와 손잡고 ‘스마트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점포 내 전력 사용량 조회 및 예측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관리할 수 있다.

◆생활화한 절약, 에너지 최적화 계속

기업들은 각 사무실과 공장 특성에 맞게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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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는 기후변화주간을 맞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장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소등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베트남 박닌성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 소등 전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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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이후 ‘우리의 작은 불편함이 지구에 큰 힘이 됩니다’라는 주제로 에너지 절감을 포함한 다양한 친환경 실천 사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외부 기온 변화에 따른 실내온도 시간대별 탄력적 운영 △비업무구역 조명 효율화(야간 경관 조명 축소, 휴일 주차장 축소 운영 등 포함) △‘PC Off’ 프로그램 제작·배포 등을 도입했다.

LG전자는 사업장 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에너지·전력 사용량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추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시설 관리 외 생활 속 전력 절감 실천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혹서기 전력 사용량 폭증에 대비해 냉방 설비 가동 시 적정 실내온도 준수와 미사용 전기 제품 플러그 뽑기,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 등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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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직원들이 서울 시내의 기지국 설비에서 무선 네트워크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솔루션 A-스타를 전국 기지국에 적용하고 상시적인 품질 점검을 통해 사용 전력 절감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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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 통합 및 업그레이드를 통한 싱글랜 기술(Single Radio Access Network)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3G와 LTE 장비를 하드웨어 교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하나의 장비로 통합 운영해,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53%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강 공정 내 발전 효율 향상 등 에너지 효율 증진에 힘쓰고 있다. 노후화한 저효율 발전 설비를 합리화해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고, 부생가스(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 방산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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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에 AI·빅데이터 활용도

현대차·기아는 울산·아산·전주 공장을 중심으로 ‘에너지 다이어트 1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공장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을 알린다. 냉방 기준 준수와 피크시간(오전 11시∼낮 12시) 냉방기 사용 최소화, 비생산 시간 설비 공운전 예방, 사무실 냉방기 환풍기 끄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총 73억7000만원을 들여 국내 4개 사업장과 인도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했다. 또한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 각 설비의 실시간 사용 감지를 통해 에너지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에너지관리시스템(GMEMS)을 구축했다. 에너지 공급 상태, 품질, 소비 비용도 관리하며, 특정 시점에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비교하게 된다. 공장 미가동 시에 소비되는 대기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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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항공기 운항 외에도 정비 시설, 화물 청사 등 관련 시설의 운영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비에 고효율 제품 우선 적용, 가동 시간 조정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21년에는 부산 테크센터의 고효율 LNG 보일러 도입, 정부의 권장 온도 준수, 재택근무 적극 활용, 퇴근 후 소등 및 PC 전원 끄기 습관화 등을 통해 전년 대비 12.8%의 지상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감했다.

교원그룹은 연수원을 비롯해 교원그룹 호텔 체인 ‘더 스위트호텔’과 ‘블룸호텔’ 등에 연내 ‘에너지 진단 컨설팅’을 받은 뒤 시설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스위트호텔 남원’은 정부 주관의 ‘태양광 보급사업’을 통해 태양광 발전 시설 도입을 진행 중이며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미영·정재영·백소용·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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