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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재방송식 행사는 이제 그만"..."화천 토마토 축제에서만 보고 만날 수 있는 축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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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축제 전문가 육성·영입 통해 변화하는 시스템 구축해야"

김명진 의원, "축제 기간 늘리고 야간콘텐츠 개발...하려면 제대로 하자"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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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 토마토축제가 개최를 두 달여 앞두고 매년 재방송식의 축제 내용이 주민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축제가 열리는 사내면 지역에서는 축제 전문가를 육성 또는 영입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야간콘텐츠 개발 등 하려면 제대로 해보자는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역 축제 수는 무려 1천여 개가 넘는다. 이렇게 지역 축제가 난립하는 바람에 대부분은 동네잔치로 전락하면서 예산 낭비도 심각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 화천군은 겨울과 여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천어축제와 토마토 축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축제의 공통점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화천산천어축제는 2000년에 시작한 낭천얼음축제가 기원으로 세계가 주목한 이색 겨울 축제이다. 2003년 새로운 테마와 이름으로 정비하면서 4년 만에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 인기 있는 겨울 축제다.

화천토마토축제 역시 3일간의 짧은 축제 기간에도 10만 명 이상이 찾으며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는다. 화천지역의 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타났다.

화천토마토축제가 오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화천군 사내면 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축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한 경제적 기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축제 기간도 지난해보다 하루 더 늘었다. 그리고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화천군도 축제가 끝나면 관광객이 몇 명 다녀갔으며 경제적 효과는 어떠했다는 평가와 홍보가 이어진다.

하지만 주민들은 국내 여름 대표 축제에서 경제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관광객들이 축제장에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오히려 드라마의 재방송을 보는 것처럼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누가 오래 머물고 싶겠냐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지금의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과 운영 미숙 부족 등이 반복되어 동네잔치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주민들은 올해 토마토 축제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다. 특히 화천에서만 볼 수 있고 화천 토마토 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축제를 기대했다. 이들은 “지금은 축제 말고도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널린 세상이다”라며 “그런 만큼 토마토 축제 추진위원회나 관계기관의 고민도 깊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축제의 성공 여부는 주민들의 축제에 관한 관심과 애착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사내면 사회단체 모 회장은 “마을 전체가 축제로 엮어지기 위해서는 주민, 토마토영농조합, 상가 등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데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화천군이 주도해 그나마 축제가 잘 유지되고 있지, 지역단체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가들은 행사장 내 먹거리를 개발하거나 청소 봉사를 해주고 재배 농가들도 싱싱한 토마토를 홍보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면 축제장에 더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제 전문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주민도 있다.

사내면 사창리의 모 주민은 화천 토마토 축제가 여름 대표 축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년 하던 나열식 축제가 이어진다면 시간이 갈수록 축제는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하게 된다”며 “지금의 축제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나라 재단이 산천어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처럼 토마토 축제도 전문성, 조직력,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라 재단의 협조가 사정상 어렵다면 토마토 축제위원회가 전문가 육성이나 영입으로 축제 전문가에 의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축제 준비과정 역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주민들이 축제에 관심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김명진 화천군의원은 지역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상황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지역 축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략적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기대 효과도 달성해야 한다”며 “이제는 토마토 축제가 기본 정체성을 벗어나 더욱 다양성 있게 업그레이드한 콘텐츠로 다시 찾아오고 싶은 축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관광객들은 축제를 보러 오게 만드는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며 “축제가 커질수록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천어축제의 선등거리처럼 토마토 선등거리 조성 등 야간콘텐츠 강화로 관광객들이 밤에도 볼거리, 즐길 거리로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며 “변화된 축제를 위해 기간도 늘어난 만큼 하려면 제대로 하자”고 응원했다.
아주경제=(화천)박종석 기자 jspark0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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