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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합천군, 호텔 공사비 배임사건으로 군 전체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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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이 보증한 250억원의 대출금들고 시행사 대표 잠적… 합천군 경찰에 고발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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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은 지금 한 건설업자의 건설비 배임으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다.

사건의 시작은 합천군이 ‘합천영화테마파크’ 시행사 관계자를 배임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부터다.

합천군은 지난 2일 합천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조성사업(이하 호텔조성사업)과 관련, 250억여원 상당의 돈을 배임한 혐의로 시행사 모브 호텔 앤 리조트 대표 B씨와 같은 회사 이사 3명, 전(前) 부사장C씨등 총 5명을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

B씨 등은 지난 2021년 9월 ‘합천관광개발유한회사’라는 법인명으로 합천군과 590억원 규모의 호텔조성사업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M증권사로부터 프로젝트파이넨싱(PF대출)을 통해 550억원을 대출받고 합천군으로 하여금 그에 대한 손해를 대신 배상하는 보증채무를 지게 했다.

지난해 9월 공사 착공식이 국내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고 이후 ‘합천관광개발유한회사’의 사명을 ‘모브 호텔 앤 리조트’로 바꿨다. 공사도중 B씨는 지난 3월부터 원자재 상승 등을 이유로 사업비의 증액을 요구해 이에 합천군은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설계비 부풀리기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합천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B씨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계속 만남을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 4월 19일부터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돼 경찰에 고발했다. 또한 같은 시기 B씨와 관련된 대출보증을 선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고발과 관련해 합천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590억원 중 신탁회사에 300억원이 예치 돼 있고 나머지 250억원에 대해 B씨와 연락이 두절돼 신변의 확보 차원에서 고발하게 됐다”며 “문제의 금액 중에는 정당하게 집행한 금액도 존재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250억여원은 배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천군은 문제의 시행사와 실시 협약에 따른 계약을 해지 통보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B씨가 진행중인 해당 호텔 건축사업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객실 수는 200여실을 보유한 호텔이며 합천군에 따르면 공사입찰에 B씨의 회사가 단독으로 입찰했다.

이 호텔에 조성에 합천군은 호텔에 필요한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B씨는 완공 후 호텔을 합천군에 기부채납한 후 20년간 호텔운영권을 갖는 조건이어서 굳이 합천군이 보증채무를 져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한 호텔공사와 관련해 석연찮은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합천군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대출 시 1금융권을 배제하고 대출 이율이 높은 2금융권인 증권회사에서 한 것과 이것을 알면서 합천군이 이의제기도 하지 않고 보증을 선 이유 △ 호텔 조성에 따른 절차들이 전 군수 재임시에 행해졌으나 현 군수가 취임 전 ‘군수직 인수위’를 통해 사태를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도록 방기한 사실 △ 현 군수가 호텔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테이프 컷팅식까지 했으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는 것을 몰랐다는 점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어난 비리사건에 대해 지자체인 합천군 감사실에서 사실을 인지하고도 자체 감사조차 하지 않고 곧 바로 상부에 감사를 요청한 점 등에 대해 합천 군민들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합천읍에 사는 J씨는 “우리의 세금으로 지역의 랜드마크격인 호텔을 신축하는데 업자의 선정 및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해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며 “감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관련된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아주경제=(합천)김규남 기자 kgn0104@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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