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여성 교육 금지' 아프간서 초등 여학생에 독극물 테러..."90여명 중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초교 두 곳서 학생 77명, 교사 7명 등 피해"
당국 "개인적 원한이 이유"...경위는 함구
한국일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은 아프가니스탄 여학생들이 지난해 8월 수도 카불의 한 종교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노린 '독극물 테러'로 약 90명이 피해를 당했다.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한 뒤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북부 사리풀주(州)의 모함마드 라흐마니 교육국장은 "지난 3, 4일 산차라크 지역에 있는 두 초등학교가 차례로 독극물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나스완-에-카보드 아브 학교에서 60명, 나스완-에-파이자바드 학교에서 17명의 여학생이 독극물에 중독돼 병원에 옮겨졌다. 여학생 77명을 비롯해 교사 7명, 학부모 5명, 직원 1명이 중독됐다. 사망자는 없었다.

정부는 이번 공격이 "개인적 원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프티 아미르 사리풀주 공보문화부 국장은 "초기 조사 결과 원한을 품은 누군가가 제3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공격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독극물 종류나 테러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여학생을 대상으로 집단 공격은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앞세운 탈레반 정권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여성 교육을 금지했다. 여성은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할 수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모두 가리는 의상(부르카) 착용이 의무화됐고, 남자 친척 없이는 홀로 여행도 할 수 없다.

또 다른 여성 인권 탄압국으로 악명 높은 인접국 이란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여학생을 겨냥한 '독가스 테러'가 잇따랐다. 3개월 넘도록 이란 전역의 230여 개교에서 여학생 5,000여 명이 공격받았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