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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명계, 이래경 혁신위원장에 "황당무계"… 민주당 갈등 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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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 이래경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헌과 직접민주주의 브루노 카우프만 초청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3.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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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장으로 5일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자 비명계(非이재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지' '윤석열대통령 퇴진' 등 과거 본인의 정치색을 여과없이 드러낸 발언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당의 혁신을 적절한 인물인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민주당 혁신위 두겠다는 건 이재명 대표 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민심에 터 잡아 냉철하게 객관적이고 단단하게 중심으로 잡고 해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인물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혁신위원장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래경이란 분은 당내 논의도 전혀 안 됐고 전혀 검증도 안 되었다"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 황당무계하고 참 걱정된다"고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아가 이 위원장의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래경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혁신하자는 이때 혁신위원장 때문에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하면 결단코 안 된다"며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도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고 했다.

홍 의원은 "혁신안을 만드는 전권을 혁신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은 원외인사가 중립적이고 냉철한 시각에서 당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는 취지"라며 "절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 중립성, 민주성, 통합조정 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과거 박재승,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기대와 역할을 되돌아보고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이래경 이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위원장 선임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래경 혁신위원장. 환영한다"며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현실 인식과 지성을 갖춘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 능력도 있으시고 그 능력으로 번 돈을 대부분 일촌공동체와다른백년 등을 통해 사회 환원하신 분"이라며 "권력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분이다. 원칙 있게 제대로 된 혁신을 이끌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당내 혁신 기구를 이끌 책임자로 이 위원장을 임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그가 과거에 썼던 글들이 주목받으며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반(反)미국, 친(親) 중국, 친러시아적 면모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의 정찰 풍선 사건을 언급하며 "자폭 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해 대서특필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여러 차례 막말에 가까운 비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는 글이 적힌 사진을 공유하며 "오늘 시점에 다시 되새기는 명언"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의 '막말 논란'에 대해 "자유로운 개인의 의사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인으로서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민주당으로부터) 외부인이었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원색적인 표현이 많은데, 공당의 위원장으로서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공당의 혁신위원장이 되면 언어에 대한 조절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주로 활동한 게 중소기업 대표로서의 삶"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위원장의 '막말 논란'에 대해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 발표이고, 저는 그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혹시 철회할 생각이 있는가', '대통령을 비하한 사람이 공당 혁신위원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지명 배경은 어떻게 되는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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