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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정유정, 내 정보도 본 거 아냐?"···여대생들 '과외앱' 탈퇴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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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에는 20대男 과외앱으로 유안해 성폭행 시도

학생과 학부모 신원 확인은 어려워 강사의 개인정보 노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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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중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의 사건이 알려지며 대학가에서 여대생들을 중심으로 ‘과외앱 공포증’이 번지고 있다.

5일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린 여대생 A씨는 “부산에 사는데 정유정이 내 정보를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과외앱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중개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여대생 B씨는 “최근 중년 남성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이 남성은 ‘과외는 관심 없고 대화만 하면 된다.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는 메시지도 보냈다”고 했다.

이밖에 “사건 터지고 찝찝해서 탈퇴했다”, 무서워서 오늘 과외 취소했다”, “사진 등 개인정보를 올려놓은 게 불안해서 탈퇴를 고민 중이다”등의 글이 잇따랐다.

정유정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학부모를 가장해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영어 과외를 받고 싶다’며 피해 여성에게 접근했다.

과외앱 대부분은 강사로 등록할 때 대학교 학생증 이미지, 신분증 등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강사의 출신 중·고등학교, 고교성적, 사진 등도 공개된다.

정유정이 사용한 중개 앱의 경우 학생증 등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도 올려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회원으로 등록하면 이들 정보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

전화번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과외앱이 학생이나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하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과외교사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신원 확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지만, 강사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되다 보니 강사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 셈이다.

과외앱이 성범죄 등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해 8월 의정부에서는 성매매 등 전과 2범이던 20대 남성이 과외앱으로 대학생을 유인해 성폭행을 시도하는 사건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과외 등을 중개하는 앱의 경우 신상정보 노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구직자의 사진과 학력·거주지 등 개인정보는 무차별 노출되는 반면, 의뢰인에 대한 정보는 구직자들이 거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정유정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과외앱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내고 “학생·학부모의 신원 인증을 강화하고, 선생님의 프로필에서 거주 지역, 개인 사진 등을 필수 입력 사항에서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황민주 인턴기자 minch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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