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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천안함 前함장 “현충일 선물이냐” 유족 “이재명은 ‘그 자’ 해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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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촉 등 조치 없으면 현충일 행사장에서 항의할 것”

조선일보

최원일 전 천안함장.2023.3.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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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천안함 자폭’ 발언을 한 이래경(69)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을 추대한 것에 대해 “현충일(6월 6일) 선물 잘 받았다”고 비꼬며 반발했다. 천안함 유족 측도 이래경 이사장을 해촉하지 않으면 민주당 당사에 항의 방문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원일 전 함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현충일 선물 잘 받았습니다”라며 “오늘까지 입장 밝혀주시고 연락 바란다. 해촉 등 조치 연락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장병들이 찾아뵙겠다”라고 했다.

이어 “내일 만약 참석 않으시면 그다음은 저도 모르겠다”라고 경고했다.

다만 최원일 전 함장은 구체적인 입장을 묻는 조선닷컴에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알려왔다. 천안함 생존장병 측도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거부했다.

천안함 생존장병과 유족 측을 대표하는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내일 최원일 전 함장과 유가족들이 서울 현충원 행사에 참석한다. 그 행사에 이재명 대표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이래경 이사장 해촉을 요구를 할 거다”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생존장병, 유족회 등이 연대를 해서 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든가 어떤 형태로든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사 항의 방문 일정에 대해서는 “날짜는 아직 안정해졌다. 내일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이래경 이사장 발언을 전해들은 유족들이 많이 분노한 상황이다. 자폭이라는 이야기 처음 나온 것인데 어떤 근거로 이야기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성우 회장은 이래경 이사장을 ‘그 자’라고 지칭하며 “이재명 대표 측의 해명도 들을 거고, 이래경 ‘그 자’에 대해서 해촉도 요구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은 차후 진행 사항을 보고 결정하겠다. 아직까지 민주당 측에서 연락 온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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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2018년 3월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시절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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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이사장은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구성된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래경 이사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하여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빈 한국 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올렸다. 당시 중국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언급하며 천안함 조작설을 제기한 것이다.

이래경 이사장은 또 2020년 3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래경 이사장 당 혁신위원장 추대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원장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래경이란 분 당내 논의도 전혀 안되었고 전혀 검증도 안 되었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겠다”라며 “황당무계하고 참 걱정된다”라고 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혁신위원장 내정을 철회하라!”라며 “이래경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드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래경 이사장 과거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인사를 철회할 생각이 있는가’, ‘지명 배경은 어떻게 되는가’ 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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