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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30㎝ 몸으로 8000㎞ 날아가…철새 벙어리뻐꾸기, 호주서 월동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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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벙어리뻐꾸기./국가철새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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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보-’하는 울음소리가 특징인 여름 철새 벙어리뻐꾸기가 약 8000㎞를 날아가 호주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지난해 5월 중국에서 번식해 소청도에 온 벙어리뻐꾸기 성체 1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고 5일 밝혔다. 몸길이는 30∼34㎝ 정도인 이 새는 봄이면 우리나라에 찾아와 번식하는 여름철새다.

추적 결과 이 새는 중국 헤이룽장성 다싱안링 지역에서 번식한 후 7월 중순부터 남쪽으로 7957㎞를 날아가 12월24일 호주 북부 노던준주 라민지닝에서 월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벙어리뻐꾸기의 월동지인 인도네시아보다 두 배 이상 먼 이동거리다. 이를 통해 물새가 아닌 육상 조류가 호주까지 이동한다는 것 또한 처음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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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재두루미(화살표 표시)./국가철새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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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몽골에서 번식한 재두루미의 이동 정보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몸길이 127㎝ 정도인 재두루미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 번식지로 이동하는 겨울철새다.

지난해 7월 몽골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재두루미 2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이 새들은 같은해 9월 중순 우리나라로 남하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강원 철원군과 경기 파주시의 민간인 통제구역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겨울 동안 경남 창원, 의령, 경북 경주, 경기 여주로 이동하며 우리나라에 머물렀다.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에서 번식하는 재두루미가 우리나라에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로 몽골에서 서식하는 재두루미도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민환 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벙어리뻐꾸기와 재두루미의 국가 간 이동정보는 개체군의 보호·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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