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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정주 유족, 상속세 물납…넥슨 지주사 지분 30% 인수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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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두 자녀, 상속세로 NXC 지분 29.3% 물납

경영권 개입 어렵고 배당금 적어 매력도 떨어져

게임 콘텐츠 관련 빅테크, 中 게임사, 전략적 투자자 역할 사모펀드 등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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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이 상속세로 물납한 넥슨그룹 지주사 NXC 지분 약 30%가 공개 매각될 전망이다. 지분가치만 약 4조7000억원인 대규모 딜이다. 다만 비상장주식에 경영권도 없는 지분이라 매각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김 창업자의 두 자녀는 상속받은 NXC 주식 중 85만2190주(29.3%)를 상속세로 물납했다. 물납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상속세를 금전 이외의 부동산, 유가증권 등으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 지분은 현재 기획재정부 소유가 됐다.

상속세 물납 후 김정주 유족 NXC 지분율 69.34%

앞서 김 창업주가 별세한 후 지난해 9월 김 창업자의 주식 196만300주(67.49%)는 배우자인 유정현 NXC 이사와 두 자녀에게 상속됐다. 유 이사는 지분 4.57%를 받아 총 3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두 자녀는 각각 30.78%의 지분을 물려받아 각각 31.46%를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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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약 5개월 만에 김 창업자의 두 자녀는 상속세로 총 29.3%를 물납했다. 이에 현재 NXC의 주주 구성은 유정현 이사 34.0%, 두 자녀 33.62%, 와이즈키즈 1.72%, 기재부 포함 기타 33.62% 등이다. 와이즈키즈는 김 창업주 자녀들이 50%씩 지분을 보유한 유한책임회사다. 김 창업주 유족들의 NXC 지분율은 69.34%다. 상속세 물납 분을 제외해도 경영권 유지에 영향이 없는 정도의 지분이다.

이번에 물납한 NXC 지분 29.3%는 4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업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약 1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유산으로 남겼고, 유족들은 약 6조원을 상속세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NXC→일본 넥슨→넥슨코리아→넥슨게임즈 등 지배

NXC는 넥슨그룹의 지주사다. 넥슨그룹은 국내 18개, 해외 104개의 계열회사를 보유한 기업 집단이다. 주요 계열사는 넥슨코리아, 네오플, 넥슨게임즈, 일본 넥슨(NEXON Co., Ltd.) 등이다. NXC는 넥슨그룹의 본사인 일본 넥슨 지분 46.57%를 보유하고, 일본 넥슨이 넥슨코리아를 100%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어 넥슨코리아가 네오플(100%), 넥슨게임즈(6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상속세 물납으로 NXC의 2대주주에 올라선 기획재정부는 국세청이 판단한 지분가치인 4조7000억원을 토대로 지분을 처분할 방침이다. 처분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위탁돼 공매 등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분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주식이라 지분 매입 후 수익 실현이 힘들고 지분 가치 규모에 비해 눈에 보이는 실익이 적을 수 있어서다. 우선 배당 측면에서 보면 NXC는 2020년부터 해마다 116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분 29.3%를 보유했다면 약 34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기재부 보유 NXC 지분 배당수익률 0.1% 불과…IPO도 유족 동의해야

현재 29.3%의 지분가치가 4조7000억원으로 평가된 상황에서 이 가격으로 지분을 인수하면 배당수익률은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연간 수익률이 10% 이상은 돼야 현재 금리 상황에서 조달 금리를 고려해도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행에 4조7000억원을 넣어두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주주제안으로 배당금 상향을 요구하기도 힘들다. 김 창업자 유족이 주주총회 특별결의도 통과시킬 수 있는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29.3%의 지분으로는 경영권 개입이 힘들기 때문이다. 엑시트(Exit)를 위한 기업공개(IPO)도 유족들이 동의를 해야 가능한 부분이라 장담할 수 없다.

이처럼 현실적 문제로 과거 상속세로 물납된 비상장주식 처분이 어려웠다. 캠코에 따르면 상속세 물납 제도가 시행된 1997년부터 2021년 8월까지 물납받은 비상장주식의 실제 회수율은 67.7% 수준이다. 물납 금액은 1조4983억원이었지만 실제 매각해 받은 돈은 1조142억원이었다.

박연차 유족 물납한 태광실업 지분 아직도 정부 소유

특히 규모가 큰 비상장주식 처분은 더욱 힘들었다. 2021년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유족들은 6000억원가량의 상속세 중 약 3000억원을 태광실업(현 TKG태광) 비상장주식으로 물납했다. 당시로서는 물납 비상장주식 규모 중 가장 큰 액수였다. 이 주식은 올 1분기까지도 정부 소유로 남아있다. 현재 TKG태광의 2대주주는 18.31%를 보유한 기재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드러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도 비슷한 경우다.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는 김씨 사망 후 다스의 소유주가 돼 상속세 416억원을 다스 주식으로 물납했다. 이후 캠코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다스 주식 공매를 진행했지만 42회나 유찰돼 현재 매각이 보류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서는 NXC 지분을 인수하는 측은 글로벌 IT 기업이나 사모펀드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블리자드를 인수했고 메타도 게임 콘텐츠에 관심을 두는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NXC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며 “사모펀드가 나서도 실제 넥슨그룹과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있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의 참전 확률도 있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 게임중독을 방지할 목적으로 중국 게임사에도 신규 게임 허가(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텐센트는 2019년 넥슨(NXC 지분 전량) 매각 추진 당시 넷마블·MBK파트너스 등과 손을 잡고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당시 가격차 등으로 매각 무산).

또 다른 관계자는 “물납 지분에 경영권이 없기 때문에 기존 주주와 우호적 관계를 맺으면서 엑시트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이라야 지분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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