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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스틴 “강압받는 동맹 지원” 다음날 리상푸 “대만 통일, 무력 배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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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아래 사진)은 지난 3일과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별도의 회담은 하지 않은 채 기조연설에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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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이 대만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신임 국방부장에 취임한 리상푸(李尙福)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민족이 약하고 혼란해 일어났으며 민족의 부흥에 따라 반드시 끝날 문제”라며 “중국은 반드시 통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부장은 이어 “우리는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평화통일을 쟁취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승낙할 수 없다”며 “만일 누군가 감히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 한다면 중국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어떤 적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리 많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완정(통일)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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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위 사진)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3일과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별도의 회담은 하지 않은 채 기조연설에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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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하루 전인 3일 연설에서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며 “세계 다른 많은 나라도 마찬가지며, 그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갈등이나 대립을 추구하지 않지만, 괴롭힘이나 강압 앞에서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오래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대만 관계법에 따른 잘 확립된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해협의 현상을 유지하는 데 깊이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강압과 괴롭힘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때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중국의 거부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무산됐다. 지난 2일 개막식을 겸한 만찬에서 양국 장관이 악수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대만해협에서 미·중 해군이 충돌 직전 상황까지 갔다고 캐나다 매체인 글로벌 뉴스가 보도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FFH 336)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지스 구축함 루양Ⅲ함이 정훈함의 좌현을 추월해 뱃머리를 가로질러 150야드(137.16m) 거리까지 접근했고, 정훈함이 10노트(시속 18.52㎞)로 속력을 낮추면서 충돌을 피했다.

이번 중국 군함의 미 군함 접근은 지난달 26일 중국군 J-16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미군 RC-135 정찰기의 기수 앞으로 근접 비행한 이후 8일 만에 벌어진 군사적 신경전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이승호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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