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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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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부실 뇌관' 카드론 연체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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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 등 1분기 7개 카드사

2021년말 대비 0.47%P 증가

장기카드대출 연체율 1.86%

현금서비스 평균연체율도 3.8%

채무조정 인원은 1년새 두 배

"당국, 부실 도미노 예방 시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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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카드론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금 서비스나 카드론 이용자의 상당수가 중·저신용자 및 다중채무자인 만큼 이들이 상환 능력을 상실할 경우 연쇄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롯데·우리·하나)의 30일 이상 현금 서비스 평균 연체율은 3.81%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말 2.53%에서 1.2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신한카드(4.43%)와 우리카드(4.62%) 등 연체율이 4%대를 기록한 카드사도 있었다.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의 30일 이상 카드론(장기 카드 대출) 평균 연체율 역시 1.86%로 2021년 말 1.39%에서 0.47%포인트 올랐다. 롯데카드(2.13%), 신한카드(2.10%), 현대카드(2.09%) 등은 2%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은 모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 대비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아 급전이 필요한 다중채무자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금 서비스는 카드 이용자가 별도의 대출 심사 없이 이용 한도 내에서 소액을 빌렸다가 한 달 내에 갚는 상품이다. 카드론은 현금 서비스보다 한도가 더 높고 장기로 갚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 서비스 평균금리 범위는 17.25~18.41%로 최고 금리에 육박했으며 장기 카드 대출인 카드론은 12.89~14.99%였다.

한국기업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이용자 중 채무 2건 이상의 다중채무 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80~90%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카드 대출 상품은 기존 대출에 더해 추가 대출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인이 작용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카드사가 주요 고객군인 다중채무자의 비중을 줄일 수 없다면 이들에 대한 면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위험군 차주에 대한 노출 수준을 낮추는 것이 차선”이라고 지적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 역시 “당분간 카드 업계는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드사들은 ‘혜자 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교육비 혜택이 커 맘카페 등에서 대표적 ‘혜자 카드’로 알려진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카드는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발급이 중단됐다.

카드사 채무 조정(개인 워크아웃) 인원과 금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 워크아웃 인원은 올해 1분기 12만 327명으로 지난해 1분기(6만 3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워크아웃 신청 금액도 지난해 1분기 422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8286억 원으로 증가했다. 워크아웃은 신용 회복과 개인회생, 새출발기금, 파산 면책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상각은 제외한 것이다.

윤 의원은 “신용카드 금융상품 이용 고객들의 대부분은 다중채무자이고 카드 채권은 경제 여건 악화 시 가장 먼저 부실이 시작된다”며 “개인 워크아웃 증가세가 경고 수준에 진입한 만큼 금융 당국은 부실 도미노 예방을 위한 긴급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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