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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자24시] 국민연금 114만원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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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30대인 기자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예상 연금액이 담긴 내역서를 받고 있다. 최근 이를 조회해보니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2050년부터였고, 연금 수령액은 세후 월 114만원 수준이었다. 또래 직장인들이라면 액수는 대동소이할 것이다. 과연 충분한 금액일까. 2030의 연금 인식을 담은 기획기사는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했다.

20·30대 27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은퇴 후 월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보다 많게는 매달 150만원 이상이 더 필요한 셈이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게 개인연금이었다. 특히 예·적금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연금을 적극적으로 불려나갈 생각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개인연금을 꾸준히 불입한다는 것은 꽤나 불편한 일이다. 만 55세 이전에는 개인회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출금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MZ세대는 당장 필요한 소비를 유예해야 하는 게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제때 은퇴하지 못하게 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노후 빈곤에 빠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이들을 움직이고 있다. 이는 연금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 업계에선 20·30대의 적극적인 연금 투자 성향을 반영한 상품이 더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연금자산을 충분히 불입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확대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이들이 왜 국민연금 대신 개인연금을 가장 중요한 노후 재원이라고 답했는지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기금이 소진돼도 연금은 지급된다는 믿음을 심어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설문에서 20·30대 10명 중 9명은 연금 소진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불안하다고 답했다. 연금보험료율을 높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히 높다. 답보상태에 놓인 연금개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에게 국민연금에 대한 확신부터 심어줘야 할 것이다.

[김정범 증권부 kim.jeongbeo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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