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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원서 누드 사진 찍고 등산도…관광객 노출에 골치아픈 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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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늘며 추태도 급증

올해만 129명 추방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가 관광객 추태로 골치를 앓은 끝에 현지 여행 시 지켜야 할 내용을 에티켓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했다.

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발리 당국은 이달부터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발리의 문화와 환경을 존중하고 규칙 등을 지켜달라면서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들'이 나와 있는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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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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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 내용을 보면 해야 할 일·하면 안 되는 일 양쪽 모두에서 언급된 사항은 '옷차림'이다. 발리 정부는 관광객은 단정하고 적절하게 옷을 입어야 하며, 특히 성지, 관광 명소 및 공공장소를 방문할 때는 장소에 적합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사원에 입장할 때는 전통의상을 입어야 하는데, 관광객은 기도 목적을 제외하고는 사원 내의 성스러운 공간에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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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의 한 사원에서 사람들이 기념행사에 참여해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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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성지와 신성한 장소, 사원, 프라티마(사원 안에 있는 성물), 종교적 상징물을 모독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데 여기에는 신성한 나무나 성스러운 건물을 오르는 행위, 단정치 못한 옷을 입고 있거나 옷을 입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 등이 포함된다.

발리 정부가 유독 관광객들의 복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최근 이와 관련한 관광객들의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 남성 관광객이 '발리의 성지'로 불리는 아궁산에 나체로 오르다 적발됐으며, 지난 4월에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어 추방됐다. 또 지난달에는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발리의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옷을 벗고 난입해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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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새해 전 전야행사에서 공연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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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발리에서 비닐봉지, 폴리스티렌(스티로폼),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동식물, 문화재, 성물(聖物), 불법 마약 등 물품 거래도 금지됐다. 또 관광객들은 공무원 등 현지인이나 다른 관광객에게 욕설, 무례한 언행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 활동도 할 수 없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면서 발리 정부는 올해만 45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라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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