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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미국, 전기차 일자리·기술 ‘블랙홀’ 되나…“세계 10대 자동차 업체, 7년간 190조원 투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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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세계 투자액의 10% 이상 차지
한국 업체들도 미국에 쏠리고 있어
IRA 시행 계기로 투자 한층 늘어날 전망
투자 70%는 배터리에 집중
탈탄소 핵심 기술·산업 기반 넘어갈 우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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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굴지의 자동차 기업들이 북미 전기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미국이 관련 일자리와 기술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세계 자동차 대기업 10개사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7년간 북미에서 계획하는 전기차 관련 투자액이 20조 엔(약 190조 원) 규모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추산과 각 기업의 공표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도출했다.

로이터통신의 별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관련 투자액이 총 1조2000억 달러(엔화 환산시 약 170조 엔)에 이른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시장을 겨냥한 10개사의 계획만으로도 전체 투자액의 10%를 훌쩍 넘는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북미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기업이 전체의 50%,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일본 기업이 20~30%에 이르고 나머지를 한국과 유럽이 차지한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35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4곳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드도 2025년까지 전기차 관련으로 29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지금까지 배터리 공장 투자액은 총 59억 달러에 이른다. 같은 해 켄터키주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도 시작한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5조 엔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혼다는 오하이오주에 있는 3개 공장에 약 1000억 엔을 투입해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 개조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세울 배터리 합작 공장에는 총 6100억 엔이 투입된다.

한국기업도 미국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2026년 말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20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신공장을 세운다. 별도로 캐나다에 새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48억 유로도 투자한다.

미국에서 지난해 8월 북미산 전기차 소비자에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되면서 투자 쏠림 현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전기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에 집중되고 있다. 주요 10개사 북미 투자액의 70%에 달하는 약 14조 엔을 배터리가 차지했다. 미국은 2030년에 전기차 1300만 대 생산을 감당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같은 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36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이 세계 최고 배터리 생산국이 될 기세인 것이다.

그만큼 탈탄소 핵심 기술과 산업 기반이 미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유럽 싱크탱크인 ‘교통과 환경(T&E)’은 IRA 영향으로 2030년 유럽에서 예상되는 배터리 생산능력의 3분의 2가 축소되거나 실현되지 않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투데이/배준호 기자 (baejh9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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