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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담대 4%, 신용대출 5%가 대세…가계부채 ‘질적 관리’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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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6% 이상 고금리 대출상품을 보기 힘들어졌다. 금리인상기가 끝나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금리가 사실상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4월 취급분) 5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평균금리는 모두 연 4%대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실제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4.24%로 가장 낮았고, 이어 KB국민은행(4.29%), 하나은행(4.35%), 신한은행(4.54%), 우리은행(4.70%) 순이었다.

5대 은행에서 실제로 실행된 주담대 평균 금리가 모두 연 4%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올해 1월만 해도 5대 은행 모두 연 5%대였는데 5개월 만에 1%포인트 정도 하락한 셈이다. 5대 은행에서 연 4%대 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의 비중은 평균 91.1%였다. 실제 각 은행 주담대 고객 10명 중 9명 이상이 연 4%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연 5%대로 내려 앉았다.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는 신한은행이 연 5.23%로 가장 낮았고, 이어 하나은행(5.36%), 우리은행 (5.41%), NH농협은행(5.66%), KB국민은행(5.78%) 순이었다. 하나은행은 연 5%대로 돈을 빌린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61.3%, 우리은행은 59%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연 4%대가 42.5%, 5%대가 27.7%로 4%대 고객이 더 많았다.

중앙일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고금리 추이는 ‘일단 멈춤’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 연체율은 은행 0.33%(작년 말 대비 +0.08%p), 저축은행 5.07%(+1.66%p), 상호금융 2.42%(+0.90%p), 카드사 1.53%(+0.33%p), 캐피탈 1.79%(+0.54%p) 등이다.

통화정책의 시차가 1년 정도인 걸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3%포인트 올린 여파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가계 부채의 ‘질적 관리’ 고삐를 죄고 있다. 금융권 고정금리 비중과 비거치식 분할 상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급격한 금리 변동에 따른 대출자의 충격을 줄일 수 있고, 비거치식 분할 상환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게 하면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지는 걸 억제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 1일 고정금리 대출 및 비거치식 분할 상환 취급 확대 시 금융기관 출연요율을 우대하는 내용의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금융기관이 비거치식 분할 상환 대출, 고정금리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취급할 경우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출연요율 우대 최대한도를 기존 0.06%에서 0.10%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그간 금융권의 ‘혼합형 대출’(일정 기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도 광범위하게 고정금리 대출 실적으로 인정해왔지만, 앞으로는 ‘순수 고정금리’ 목표 비중을 새롭게 제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경우 향후 금리가 오르면 대출 취급 시점의 이자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심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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