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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野 '올드보이 귀환'…목포서 박지원-손혜원 맞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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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총선 출마 움직임에 손혜원 응수 준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천정배 전 의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야권 '올드보이'들의 호남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지역 정가가 들끓고 있다.

박 전 국정원장과 '앙숙' 관계로 잘 알려진 손혜원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목포를 더이상 박 전 국정원장의 손아귀에 둘 수 없다"며 맞불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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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지역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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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목포를 박지원의 손아귀에 둘 수 없다"


손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전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에서 "제가 국회에 나가는 경우의 수는 단 하나밖에 없다. 박 전 국정원장이 목포로 오면 제가 나가야 된다"고 했다. 박 전 국정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목포에 출마할 경우, 맞대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손 전 의원은 박 전 국정원장의 출마를 두고 그와 격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5일 오마이TV에서 '윤석열 정부 경찰의 압수수색'을 이유로 출마 의사를 밝히자, 손 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 정치인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사셨냐"며 "별 추접스런 핑계를 다 보겠다. 꼭 목포에 출마하시기 바란다"고 꼬집은 것이다.

박 전 국정원장은 이에 직접 응수하지는 않았지만, 목포 KBS와의 인터뷰에서 손 전 의원의 비판에 대해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받아쳤다. 손 전 의원을 '개'에, 자신을 '기차'에 비유한 것이다. 이에 손 전 의원은 다시 SNS서 "목포시민이 원하는 정치인은 인면수심 인간보다 충실한 개가 아닐까"라며 받아쳤다.

이들의 악연은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친문(親文)-비문(非文)' 내전 때, 박 전 국정원장이 그를 '문빠(문재인 열성 지지층)'라고 부르면서 시작됐다. 2019년에는 손 전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을 두고 서로 '배신의 아이콘',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칭하며 두 사람의 악연이 이어졌다. 지난 총선 때는 손 전 의원이 박 전 국정원장 낙선운동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실상 '적대적 공생관계'…與 "국민은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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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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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MBN '정치와이드'에서 "목포에서 (두 사람이) 격돌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정치에서 보니까 저렇게 티격태격하는 게 반드시 또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또 이렇게 관심을 야기시켜 주니까 반드시 이제 나쁜 것만 아닌 것 같은데, 국민들로 봐서는 사실은 좀 짜증난다"고 했다. 이른바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것이다.

박 전 국정원장의 출마 선언은 정 전 장관, 천 전 의원 등과 함께 야권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박 전 국정원장은 목포 또는 해남·완도·진도, 천 전 의원은 양향자 의원 탈당으로 무주공산이 된 광주 서구을 출마설이 나오고, 정 전 장관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주병 탈환을 노린다는 설이 돌고 있다.

이를 두고 '세대 교체론에 역행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MBN에 출연해 "당에서 지금 '민주당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586도 너무 오래 한다' 이런 평가가 있다"며 "거기에 저렇게 원로가 다시 들어와 가지고 출마를 하겠다(고 하고), 정 전 장관과 천 전 의원 등 줄줄이 이름이 나오고 있는데 그러면 이제 세대 교체하고 거리가 먼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 전 국정원장은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의 조화'를 강조하며 올드보이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모양새다. 그는 광주MBC '시사인터뷰 오늘'서 "국회라는 것은 시니어 다선이 주인데, 현역 의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전체를 물갈이하면 또 초선만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정치, 정당, 국회는 노장청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노장의 경험과 경륜, 그 지혜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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