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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인기 한국수제맥주협회장 “‘4캔 1만원’ 싸구려 전락… 수출로 경쟁력 키워야” [S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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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맥주, 수제맥주 상징처럼 둔갑

판매 치중하다보니 프리미엄 가치 ‘뚝’

원료 다양화·기술 개발로 ‘질’ 높여야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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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제맥주가 지속적으로 살을 찌우기 위해서는 편의점 매출보다 수출을 통하는 방식이 돼야 하지요.”

이인기(사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내 수제맥주가 역사는 짧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판매에 치중하다 보니 저가 유통으로 싸구려 수제맥주로 전락해 프리미엄 가치를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회장은 “최근 한국 수제맥주 일부는 맥덕(맥주 덕후) 사이에서 세계 최고의 맛으로 유명한 미국 크래프트 맥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위치한 비어바나의 ‘영등포터’가 대표적이다. 지난 달 초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맥주대회로 알려진 월드비어컵( World Beer Cup)에서 한국 수제맥주 최초로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런 한국 수제맥주는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비어챔피언십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하면서 1등을 했다.

이 회장은 국내 수제맥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꾸준한 원료를 다양화하고 꾸준한 기술 개발로 맥주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주세법 개정 이후 소규모 양조장이 늘어나고 코로나19 이후 수입맥주가 시들해진 틈을 타 국산 수제맥주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몇 곳을 제외한 소규모 양조장들은 ‘만원에 4캔’하는 싸구려 수제맥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없이 난무하는 컬래버레이션 맥주들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인공적인 재료를 써야 했고, 결국 수제맥주가 서서히 경쟁력을 상실하는 상황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돌파구로 “국산 재료 사용을 확대하고 지역특산주 범주에 포함시켜 농가와 동반 성장하는 토대로 마련해야 한다”며 “좀 더 다양하고 개성 있는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출을 통한 시장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수제맥주가 편의점의 아이템이 되는 것보다 수출을 통해 세계로 나아간다면 K비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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