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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황무성 "김문기 동행 이재명 출장, 측근 위로여행으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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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증인 출석

김문기 동행 이유 묻자 "관여한 바 없어"

출장 전날 유동규가 "李에 대장동 설명"

대장동 사업 "말도 안돼…공모부터 문제"

"이재명, 왜 사직하느냐 등 한번도 안 물어"

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06.02.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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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장이 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들과 다녀온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사실상 위로 차원의 여행으로 인식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관련 공모지침서의 최종 결재권자로서 책임을 묻는 이 대표 측 지적에는 사표마저 고(故)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출력해갔다며 자신에게 관련 권한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는 황 전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황 전 사장은 2013년 9월부터 성남도개공 사장을 지내다 대장동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전인 2015년 3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던 그는 2021년 10월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유 전 본부장이 그에게 이 대표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언급하며 사퇴를 종용한 정황이 담겼다.

검찰은 그가 사장이던 2015년 1월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 등이 동행한 트램(Tram·노면전차) 관련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대해 공사 직원이던 고(故) 김문기 개발1처장도 참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황 전 사장은 검찰이 당시 공사 측 직원이 참여하게 된 경위를 묻자 "트램 출장 이야기가 나왔을 때 출장 자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고, 볼 게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제가 인지한 것은 이재명 시장이 재선 후 측근들과 위로 차원에서 여행을 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어 "처음 방침이 누가 따라가는 것인지 몰랐지만, 중간에 (김 전 처장으로) 바뀐 부분에 대해 기술자가 따라가야 하는데 왜 김문기가 따라가는지 의심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김 전 처장의 참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도 했다.

'공사 사장으로서 의견을 내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결국 말이 출장이지 측근들과 어울려서 노고를 풀고 오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누가 가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같이 생각한 이유에 대해 "트램이란 게 뭐냐. 노면전차 아니냐"며 "근데 그걸 호주, 뉴질랜드까지 가서 그 많은 인원이 볼 필요가 뭐가 있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자체가 출장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녹취록에 담긴 내용과 같이 이 출장 전날(2015년 1월5일) 유 전 기획본부장이 사장 집무실을 찾아 "호주에는 우리처럼 밤 문화가 없으니 저녁 이후 이재명이 혼자 호텔에 있으면 대장동 사업을 전반적으로 설명하겠다고 했다'며 "서류도 다 챙겨간다고 해서 뭔가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했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주무부서가 공사 내 개발2팀에서 김 전 처장이 맡은 개발1팀으로 변경된 경위에 대해서도 '증인에게 보고돼야 하는 사안인가'란 물음에 "그렇다"면서도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추진된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의견을 밝힌 것이 자신의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을) 완전히 말이 안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반적인 시행하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이런 사업은 없다'고 답할 것"이라며 "사업자 공모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6.02.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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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임기 반도 안됐는데 이유도 대지 않고 유한기가 '그냥 그만두라'고 했다"며 "당시 제가 전략사업팀을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도 만들어 사람을 뽑고 이랬는데 결국 제가 지휘부 감정을 건드렸는지는 모르지만 유동규나 정진상 마음에 안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당시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이 대표에게 인사를 간 상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수고했다' 이런 얘기를 한 것 같고 제가 '좀 좋은 사람을 써야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일을 추진하는 사람이 대표적으로 유동규인데 너무 엉터리"라고 답했다.

그는 "사직 인사를 하러 갔을 때 시장인 피고인이 왜 사직하느냐, 공사에 무슨 일 있느냐 이런 얘기 물어본 적 없었나"라고 검찰이 묻자 웃으면서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반대신문 과정에서도 황 전 대표는 날선 답변을 이어갔다.

이 대표 변호인이 "호주 출장을 측근 위로 차원이라고 생각한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는 "제가 생각을 하는데 근거가 있어야 하느냐"고 받아쳤다.

'2015년 2월6일 사직서를 공사에 제출했느냐, 유한기에게 줬느냐'는 물음에도 "유한기가 와서 PC에서 빼갔고 제가 사인해줬다. 그래서 공사에 냈는지, 시에 냈는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대장동 공모 사업 지침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결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모지침서가 잘못됐다고 해도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다시 할 수 있었다"며, "유동규가 사장이 됐다면 내가 잘못해 놓은 것을 다시 해야 하는데, 독소조항을 다 넣고 한 것인데 그걸 지금 다 안 봤느냐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김 전 처장을 "재직 당시 알지 못했다"고 발언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될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생전 이 대표와의 관계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즉, 이 대포가 대선 당선을 위해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도 이 대표 측은 "'안다'와 '모른다'는 주관적인 내용으로 허위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머릿속에 당시 안다는 인식이 있었거나 알았다고 볼만한 정황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며 검찰에 입증 책임을 물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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