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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계최강’ 일본·대만 상대하며, 韓국가대표 유격수가 또 한번 성장했다 [B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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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 유격수 박주아가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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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람틴(홍콩)=황혜정기자] 야구에서 유격수는 ‘수비의 핵’이다. 순발력이 뛰어남과 동시에 송구 능력도 우수해야 한다. 수비 범위도 넓고 순간적으로 어디로 송구할지 판단해야 해 야구 센스도 좋아야한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는 만 19세에 불과한 박주아다. 박주아는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많은 훈련량을 통해 주전으로 우뚝 섰다.

홍콩에서 열린 2023년 아시안컵(BFA)에서도 여러 차례 자신 앞으로 오는 빠른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 주자를 없앴다. 타선에선 4번 타자도 함께 맡고 있을 정도로 공·수 모두 우수하다. 주력이 느린 것도 아니다. 소속팀에선 투수도 함께 본다. 사실상 만능 플레이어다.

이번 대회에서 박주아는 초반 경기에서 부진하다가 중반부를 넘어서자 완전히 살아났다. 일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선 안타를 하나도 생산하지 못했고, 대표팀이 장단 21안타를 터트린 인도네시아전에서도 안타를 1개만 때려냈다.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필리핀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만점 활약을 펼쳤고, 홍콩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적극적으로 출루해 3득점을, 5-15로 진 대만전에선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마지막 경기인 3·4위전에선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대회 최종 성적은 18타수 7안타 10타점, 타율 0.389, OPS(출루율+장타율) 0.8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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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박주아(오른쪽)가 신누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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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박주아는 “사실 대회 초반 부담감이 심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첫 국제대회를 나간 건데 ‘잘하고 싶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또 4번 타자를 맡다 보니 찬스에서 해줘야 한다는 마음에 힘이 들어가 좋은 타구가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치진은 박주아를 대회 기간 내내 유격수·4번 타자로 선발 출장시켰고 박주아는 팀 동료들과 함께하며 마침내 이 믿음에 응답했다. 박주아는 “상위, 하위 타순 선수들을 믿고 부담 없이 휘두르다 보니 타격감이 올라왔다”며 미소 지었다.

첫 국제대회에 나가 ‘세계 최강’ 일본과 ‘세계랭킹 2위’ 대만을 상대하며 느낀 게 많았을 터. 박주아는 “솔직히 대회 전까진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어’ 했지만, 직접 맞붙어보니 다르더라. 우리 대표팀도 많이 성장했지만, 생업으로 인해 일주일에 두 번 연습하는 우리들과 야구를 본업으로 일주일에 5~6번 연습하는 일본·대만 선수들과 실력 차이가 크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박주아는 일본과 대만 선수들의 풋워크부터 포구 자세, 송구, 타격 자세까지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관찰에만 그치지 않고 발전의 동기부여로 삼았다. 박주아는 “우리나라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이 없으니 시속 100㎞만 돼도 맞추기 급급한데, 일본·대만 선수들은 어떤 공에도 자신의 타격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더라.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를 크게 느꼈다”라고 했다.

대표팀은 이제 오는 8월 초 캐나다로 향해 세계야구월드컵(WBSC)에 출전한다. 대표팀이 속한 A조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홍콩이 있다. 홍콩을 제외하면 대표팀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갖춘 강호다. 박주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수비 실책 하나가 얼마나 큰 실점으로 이어지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그래서 귀국 후 수비적인 안정감을 높이도록 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 같다. 또 득점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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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왼쪽부터) 김현아, 이지아, 박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성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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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표팀의 내야진은 젊다. 이번 대회 주전으로 뛴 내야진인 유격수 박주아(19)를 비롯해 2루수 이지아(21), 3루수 김현아(23), 1루수 장윤서(18) 모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박주아는 “앞으로 우리도 일본 야구처럼 세밀한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끼리만 야구를 하다보니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통해 조금 더 발빠르고 정확한, 섬세한 내야 수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내야 땅볼 타구가 많이 나오는 여자야구 특성상, 결국 강팀을 만드는 것은 탄탄하고 세밀한 내야 수비다. 대표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유격수 박주아가 그렇게 또 한 번 성장했다. 그러나 박주아가 고개만 떨구고 온 것은 아니다. 일본전에서 2루수(이지아)-유격수(박주아)-1루수(장윤서)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를 한 차례 성공시켰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보인 역사적인 첫 더블 플레이였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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