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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서영경 금통위원 "환율,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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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통한 환율 자동안정화 기능 약화

수출경쟁력 강화, 중간재 수입대체 노력 중요

아시아경제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2월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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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원화가 절하돼도 수출증가와 수입감소 효과는 크지 않고, 국내 자본유입이 급감할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서 금통위원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팬데믹 이후의 뉴 노멀: 환율 변동의 파급경로 변화'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서 금통위원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면한 도전과제는 물가·부채 증가, 글로벌 공급망 축소, 선진국의 빠른 긴축과 같은 여건 변화 하에서 국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뿐만 아니라 대외부문 안정 간의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화 환율은 지난해 이후 미 달러화 강세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축소, 해외투자 증가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변동성도 증가했다"며 "그 배경에는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대중국 경쟁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가계의 해외투자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어 원화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 금통위원은 과거보다 '무역수지를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경로'는 약화했다고 했다. 수출입 가격의 달러 표시가 늘고 중간재·에너지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화가 절하되더라도 수출증가와 수입감소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원화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는 공급 충격이 중첩돼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서 금통위원은 원화 약세와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입이 급감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부문의 단기외채 감소와 민간의 대외자산 증가에 힘입어 우리 경제의 통화불일치 문제가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외채 축소와 달리 장기외채가 최근 외국인 국내채권 투자확대로 증가함에 따라 이들 자금이 원화절하와 내외금리차 확대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기초한 장기투자가 많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 역시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서 금통위원은 무역수지와 달리 '자본이동을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경로'는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이후 해외주식투자 유출규모가 축소되고 관련 법 개정으로 해외투자의 배당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원화절하 압력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역수지를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기능이 약화한 만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선 수출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중간재 수입대체와 같은 구조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본수지를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해외직접 투자의 배당금 환류 여건 개선,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유인 확대 등 경제·금융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금통위원은 "한국과 같이 자국통화가 국제화돼 있지 않은 국가의 경우 물가안정, 금융안정, 대외부문 안정 간의 트릴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거시경제정책과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을 병행하는 통합적 정책체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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