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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日개그맨 쓰던 이쑤시개로 망원시장 진열대 음식 꿀꺽… 방영한 日 TBS 사장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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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관광 체험 프로그램 민폐 논란

방송 8일만에 “한국에 죄송”

동아일보

지난달 2일 방영된 일본 TBS방송 프로그램 ‘라빗!’에서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체험에 나선 개그맨 야마조에 간(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자기 입에 넣었던 이쑤시개로 진열대 음식을 찍어 먹으려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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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일본 개그맨이 자기 입에 넣었던 이쑤시개로 가게 진열대 음식을 찍어 먹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물의를 일으킨 일본 지상파 방송 사장이 공개 사과했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 다카시 TBS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해당 가게와 관계자 여러분들께 큰 폐를 끼치고 시청자에게도 불쾌감을 안겨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배석한 TBS 편성국 고위 관계자도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제작 측에 책임이 있다. 제작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논란이 된 프로그램은 TBS에서 지난달 2일 방송된 아침 정보 프로그램 ‘라빗!(LOVE it!)’이다. 이날 방송에서 한국 관광 체험에 나선 일본 인기 개그맨 야마조에 간은 망원시장의 한 닭강정집에 들러 입에 넣어 쓰던 이쑤시개로 진열대에 놓인 닭강정을 찍어 먹었다. 놀란 가게 주인이 팔로 크게 ‘×’ 자를 그리며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함께 망원시장 체험을 하던 다른 일본인 출연자 3명도 말렸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야마조에는 별 다른 사과의 말도 없이 한국말 ‘맛있어요’에 프로그램 이름을 억지스럽게 갖다 붙인 듯한 “라빗소요”라고 농담하며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말리던 일본인 출연진도 이내 웃음을 지었다.

이 장면은 이후 일본 언론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야마조에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인터넷 매체 기사도 나왔다. “일본인 관광객의 이미지를 훼손했다” “개념이 없다”같이 그의 행위를 ‘민폐’라고 지적하는 일본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최근 공공장소 등에서 자신의 비위생적 행위를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 측은 방송 사흘 뒤인 지난달 5일 이 프로그램 사회자가 방송 중에 유감을 표시했고, 8일 방송에서도 또다시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결국 사장이 직접 시청자와 망원시장 해당 점포에 공개 사과한 것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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