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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중 갈등에도…줄줄이 중국 시장 찾는 미 대표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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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JP모건·엔비디아 등 미 정부 ‘디커플링’과 다른 행보
중국도 ‘정경 분리’ 원칙 갖고 환대…백악관은 “지켜보겠다”

경향신문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중국을 찾는 미국 주요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등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 나선 미국 정부와 배치되는 행보다. 중국은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거부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등 정경 분리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머스크 CEO가 이틀간 친강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을 잇달아 만났다고 1일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머스크는 서열 6위인 딩쉐샹 상무부총리도 만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머스크의 방중은 2020년 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친중 기업인이지만 부총리와 장관급 인사 3명이 면담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중국이 대미관계에서 정치·안보와 경제를 분리하겠다는 기조를 가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호응하듯 머스크는 친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테슬라는 디커플링에 반대하며 중국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중국의 발전 기회를 공유하길 원한다”며 미국 정부 기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의 다이먼 CEO도 중국을 찾아 미·중 디커플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JP모건의 연례 글로벌차이나서밋 참석차 4년 만에 방중한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디커플링은 되지 않을 것이고, 세계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중국을 방문한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는 현재 6200개인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을 3년 내 9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도 지난달 24일 상하이를 찾아 “중국 파트너와 손잡고 더 많은 새 브랜드와 모델,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등을 불러온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황 CEO도 6월 중 방중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인들의 이 같은 행보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시장과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산운용사 크레인셰어스의 수석투자매니저 앤서니 새신은 “머스크, 다이먼 CEO 같은 재계 지도자들은 태평양 양쪽(미·중)의 정치인들에게 기업 입장에서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들의 방중은 “중국에 대한 일종의 ‘정치적 성명’으로 볼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미 기업인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은 반색했고, 미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중관계의 변동성에도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방문이 경제적 경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양국 경제의 상호연결성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도록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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