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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첸백시, 설득력 없는 'SM 노예 계약'과 '수상한' 빅플래닛 [TF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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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백현 시우민, SM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
SM, "부당한 대우 없어" "외부 세력 확인" 주장
빅플래닛 "아티스트 만난 적 없어"


더팩트

엑소 멤버 첸 시우민 백현(이상 왼쪽부터)이 SM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보냈다. SM은 계약 및 정산과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외부 세력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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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병근 기자] 그룹 엑소 첸, 백현 시우민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SM은 이들이 주장하는 부당한 대우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그런 와중에 '외부 세력'이 거론되고 있는데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빅플래닛)다. 첸, 백현, 시우민은 왜 돌연 마음을 바꿨고, 빅플래닛은 왜 등장한 걸까.

첸 백현 시우민은 재계약 후 왜 돌연 마음이 바뀌었나

1일 첸, 백현, 시우민 세 사람은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를 통해 SM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공식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SM과 12년에서 13년이 넘는 전속계약을 언급하며 '노예계약을 강요받았다', 정산금과 관련해서 '자료 및 근거의 사본을 정식으로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SM은 "매월 정산을 진행하고 있고 정산 자료는 상시 열람 가능하다. 언제든 열람이 가능한 정산 자료임에도 다른 목적을 위해 사본 제공을 요구하면서 해지 사유로 몰아가고 있다", "대법원에서 유효성 및 정당성을 인정받은 표준계약서를 따르고 있고 두 차례나 부속합의서를 체결해 아티스트에게 유리하게 정산 요율을 변경했다"고 했다.

가수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최근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아티스트의 목소리도 더 커졌다. 기획사가 아티스트의 동의 없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사소한 스케줄 관련해서도 아티스트의 동의를 구하는 상황에서 부당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실제로 SM은 수많은 아티스트가 재계약을 체결했고 몇몇 아티스트는 회사를 떠났다. 일례로 소녀시대는 멤버 세 명이 다른 기획사로 갔지만 여전히 함께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도 하는 등 SM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선례가 있다 보니 재계약이 강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SM은 "멤버들은 본인들이 선임한 대형 로펌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가면서 당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에 신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런 과정을 거쳐 멤버들은 지난해 12월 SM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엑소는 완전체 앨범과 활동을 계획했다. 카이가 갑작스레 입대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엑소는 새 앨범 준비를 계속했고 올 여름 활동이 예정됐던 상황이다. 수개월 전만 해도 말이 없었던 정산 문제로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와 관련해 SM은 "아티스트가 최근 새롭게 선임한 대리인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신규 전속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아티스트를 흔들고 있는 외부 세력이 있다는 제보 내용이 사실임을 넉넉히 짐작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SM이 주장하는 외부 세력이 바로 빅플래닛이다. 여자친구 출신 은하 신비 엄지가 결성한 비비지, 씨스타 출신 소유, 허각, 하성운, 뉴이스트 출신 렌, 이무진, 비오, 마이티 마우스 등이 소속된 회사다. 2021년 7월 설립 후 많은 가수들을 영입하며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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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엑소 첸 백현 시우민이 정상적으로 재계약을 한 후 돌연 문제제기를 한 것을 두고 외부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 외부 세력으로 빅플래닛메이드가 지목됐다. 이들은 "아티스트를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빅플래닛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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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플래닛은 왜 3인의 '외부 세력'이라는 의심을 받나

SM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시기를 틈타, 당사 소속 아티스트에게 접근해 허위의 정보와 잘못된 법적 평가를 전달하면서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무시하고 자신들과 계약을 체결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비상식적인 제안을 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유언비어, 중상모략과 감언이설 등으로 당사 소속 아티스트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전속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중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경 대응을 예고한 SM은 이미 빅플래닛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빅플래닛도 "SM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빅플래닛과 함께 사내이사로 있었던 MC몽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자 빅플래닛은 "보도에 언급된 아티스트들과 만난 적도 없고, 그 어떠한 전속 계약에 관한 논의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며 "MC몽은 현재 당사의 사내이사가 아닐 뿐더러, 어떤 직위나 직책도, 운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빅플래닛은 MC몽이 이끌고 있는 음악 레이블 밀리언마켓과 2021년 10월 MOU(전략적 제휴 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빅플래닛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는 사람은 작곡팀 이단옆차기의 박장근인데, MC몽과 친분이 두터운 걸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MC몽과 일절 관여가 없다'는 빅플래닛의 말을 오롯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또 그렇기에 빅플래닛이 아니라 MC몽이 엑소의 세 멤버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빅플래닛과 연관성을 의심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단순한 친목이었는지, 그 이상의 얘기가 오갔을지는 당사자들 외엔 알 수 없다.

빅플래닛은 대표이사로 있던 A씨가 최근 회사를 떠났다. A씨는 빅플래닛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업계에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지분을 정리하는 조건으로 빅플래닛으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기로 했다. 그러나 빅플래닛은 아직까지 그 돈을 지급하지 못해 A씨는 여전히 빅플래닛 최대 주주로 있다.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빅플래닛이 새로운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A씨에게 돈을 지불하고 운영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 투자가 제때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다른 관계자를 통해서도 크로스 체크를 했고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빅플래닛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만 하는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를 유치할 만한 핵심 콘텐츠 등 뭔가가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첸, 백현, 시우민이 SM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이 빅플래닛의 현 상황과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은 않다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빅플래닛은 "타 엔터사의 내부 계약 상황을 관련 없는 본사와 결부시킨 의도가 무엇인지 유감을 표하며, 계속 이와 같이 주장할 시에는 강경하게 법적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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