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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北김여정, 추가도발 예고 … 이종섭 "北기술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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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北, 동창리 새 발사대 공개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북한 발사체 로켓이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해당 발사는 실패했으며 조선중앙통신이 1일 이 장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정찰위성 발사 실패 하루 만에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김 부부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문을 통해 "(북측의) 자위권에 속하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미국이 체질적인 반공화국(반북)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확언하건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북한)의 위성 발사가 규탄받아야 한다면, 미국 등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들이 모두 규탄받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당시 모습을 담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살펴보면 서해위성발사장 내 기존 발사대가 아니라 약 3㎞ 떨어진 곳에 최근 새로 건설한 발사대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2016년 광명성4호 발사 때와는 달리 대규모 발사 지지대(갠트리 타워)를 세우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발사체인 '천리마-1형' 앞부분에 발사체 직경보다 큰 위성 덮개(페어링)가 장착된 모습도 식별됐다. 발사 때 나온 화염은 두 줄기 이상이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천리마-1형의) 페어링 직경은 2·3단 동체보다 상당히 컸고, 이러한 '가분수' 형태의 위성 발사체 형상은 통상 대형 발사체가 취하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또 "북측 신형 발사체의 로켓 추진 시스템은 다수의 중대형 엔진을 묶은 것이라 대형 발사체로 분류하기 어렵다"며 "신형 발사체의 발사 용량 능력을 과대하게 선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키운 형상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해상에서 확인한 북한 발사체 잔해는 로켓의 2단 부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수면 위로 일부만 노출돼 수 m 길이로 보였지만, 확인 결과 발사체 전체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5m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수심 75m 아래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이 장관은 "발사체 잔해를 인양하는 중"이라며 "예상했던 것보다 무거워 다른 장비를 투입하고 있고 시간이 좀 더 소요돼 이틀 정도, 모레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단 추진체 연료에 대해 이 장관은 "이번에도 액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정찰위성의 능력과 관련해서는 "저희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해상도 1m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발사대와 관련해서는 "기존 발사대는 (발사체를) 발사대에다 (두고) 조립해 1단, 2단, 3단 올리는 형태고, 신규 시설은 우리 누리호를 발사했던 것처럼 바로 직립해서 하기 때문에 서로 발사하는 형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4년 만에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다. 3일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까지 합세해 한·미·일 국방장관회의를 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 체계 구축을 논의한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도 양자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협 해소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할 예정이다.

한편 해운 관련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문을 사상 처음으로 채택했다. 결의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미사일 발사 시 적절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서 선원들과 국제 해운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도 유엔 안보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외교부가 기존에 활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다자기구를 동원해 국제사회에 대북 규탄 메시지를 발신하는 모양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도 이날 북한을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국·일본과 굳건히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도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비롯한 모든 회원국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 (북한의) 그러한 행위가 절대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유엔위원회(UN COPUOS) 본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행위는 국제 협력을 저해하고 국제 규범 체계를 흔드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COPUOS는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외기권 탐사에 수반되는 법적 규범을 만들기 위해 1959년 창설됐으며 지난해 기준 10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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