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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리고, 무심한 바람에도 굳세어라 청춘아!…韓여자야구 대표팀, 동메달 획득 [B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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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1일 홍콩전에서 승리하며 소중한 동메달을 수확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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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람틴(홍콩)=황혜정기자]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홍콩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2023년 아시안컵(BFA) 3·4위전에서 개최국 홍콩을 14-4로 누르고 동메달(3위)을 차지했다.

대표팀은 1회 선취점을 먼저 내줬지만, 곧바로 3점을 내며 3-1로 앞서갔다. 1회말 선두타자 안수지가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양서진의 번트 때 상대 수비의 실책이 나오며 무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주은정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안수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사 3루에서 4번 타자 박주아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좌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여기에 김현아의 타구를 상대 수비가 송구 실책하며 박주아가 홈을 밟아 3-1로 앞서갔다.

대표팀은 2회초 2점을 헌납하며 3-3 동점을 내줬지만, 2회말 빅이닝을 만들며 7-4로 앞서갔다. 2회말 이지아가 볼넷으로, 장윤서가 상대 포수의 타격 방해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이빛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만루가 됐다.

리드오프 안수지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좌전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양서진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 추가했고, 주은정의 타구를 상대 수비가 놓치며 대표팀은 추가 득점했다. 또다시 찾아온 무사 만루에서 박주아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안수지를 불러들이며 대표팀이 빅이닝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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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말 대표팀 4번 타자 박주아가 희생플라이를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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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3회와 4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3회 2점, 4회 3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5회 1실점했지만, 12-4로 앞서가던 5회말 선두타자 신누리가 깨끗한 중전 안타로, 이지아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1사 1,2루에서 이빛나의 좌전 안타가 나오며 1사 만루가 됐다. 안수지의 내야 땅볼 때 신누리가 홈을 밟아 13-4가 됐다.

한 점만 추가하면 5회 콜드게임 승리를 챙길 수 있게된 상황에서 양서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1사 만루가 됐고, 대회기간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했던 주은정이 완벽한 좌전 안타를 터트려 이지아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대표팀이 14-4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날 장단 11안타를 터트린 타선에선 안수지가 3타수 2안타 2타점, 양서진이 2타수 2안타 3타점, 주은정이 3타수 1안타 3타점, 박주아가 2타수 1안타 2타점, 김현아가 4타수 1안타 1타점, 이빛나가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투수진도 1자책점만 기록하며 호투했다.선발 김보미가 2.2이닝 3실점(비자책) 역투했고, 오노 사유리가 1.2이닝 1실점, 이유진이 0.2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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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김보미(왼쪽)와 포수 이빛나가 1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1회 1실점 한 뒤 이야기를 나누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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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3위에 오르기까지 대표팀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내 프로야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스포츠지만, 여자 선수들이 하는 야구는 실업팀도 프로팀도 없는 비인기 중의 비인기 스포츠다. 대표팀은 대회 직전까지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홍콩 비행기 삯을 걱정할 정도였다.

대표팀 유니폼도 재정난에 입지 못할 처지였지만, 프로스펙스가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의 딱한 사정을 듣고 추가 지원금을 쾌척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다행히도 대회 직전 대표팀 투수 최송희가 재직 중인 회사 ‘오스템 임플란트’가 3000만원을 후원해주며 메인 스폰서가 됐지만, 대표팀은 다시 오는 8월 초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야구월드컵 비행기 삯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남자야구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지원도 부족했지만 그럴수록 대표팀 선수단은 이를 악물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몸이 아닌지라 어느 선수 하나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었지만 ‘여자야구 활성화’라는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뛰었다. 학생, 직장인 등 모두 생업이 있었지만 3월말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이후 매주 토, 일요일 주말 이틀을 대표팀 훈련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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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1일 동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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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은 악으로 깡으로 뛰고 또 뛰었다. 대표팀 방순진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근육이 다 올라왔다. 안 아픈 선수가 없다. 다리도 무겁고 몸도 힘들 것”이라고 했지만, 대표팀 주장 최민희는 “국가대표라면 아픈 몸에도 뛰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평균나이 24.1세에 불과한 젊은 대표팀이 결국 시리고 무심한 바람에도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상 두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지난 2017년 아시안컵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대표팀 양상문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8월 세계대회까지 남은 기간이번 대회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8월 초 캐나다로 향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과 세계야구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른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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