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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구신공항 건설 본격화… 건설사들, 30조원대 ‘메가톤급 수주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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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건설사들의 이목이 대구경북신공항에 집중되고 있다. 사업 규모만 30조원에 달하는 등 ‘메가톤급 정비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지방 중견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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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공공기관과 20여개 금융기관, 주요 건설사 관계자 등 200여명이 사업설명회를 듣는 모습. /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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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1일 서울 대방동 공군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설명회’ 현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LH, 한국공항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과 20여개 금융기관은 물론,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쌍용건설 등 주요 건설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은 시장 침체기를 맞은 건설사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로 평가 받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현재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 군공항과 대구국제공항을 폐항하고,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일대로 이를 이전하는 사업이다. 군공항 이전사업에만 11조4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사업 면적은 6.9㎢다. 민간공항 이전 관련 사업비와 사업면적은 사전타당성 조사 이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유독 이번 사업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대규모 정비사업이기 때문이다. 작년 에쓰오일이 9조여원을 투입해 진행하기로 결정한 ‘샤힌 프로젝트’보다 사업 규모가 더 크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영업 등 사업성 검토 유관부서 관계자들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사업성 분석에 여념이 없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시다시피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리스크도 적을뿐더러 막말로 이번 건을 해내면 당분간 정비사업은 손 놔도 될 듯”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전에서 ‘종전부지 개발’ 사업권을 두고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종전부지 개발은 현재 군공항(6.71㎡)과 민간공항(0.27㎡)이 위치한 부지 7만여㎡에 달하는 대구시 동구 일원을 글로벌 관광·상업·첨단산업지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대구시가 ‘두바이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먹거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식 개발은 공항이 빠져나간 후적지에 첨단도시를 조성해 신(新)성장 거점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대구시는 금호강 인근에 글로벌 수변도시를 조성하고 첨단사업도 유치할 예정이다. 게다가 종전부지 인근 38㎢를 고도 제한을 없애고 스카이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30층 이상의 마천루를 건설하는 ‘대구 스카이시티’도 계획에 포함됐다. 종전부지 사업비만 2조5000억원에 달하며, 오는 2030~2032년에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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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신공항 사업 부지 위치도.(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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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항 이전과 교통망 구축도 건설사들이 노리고 있는 사업이다. 공항 이전사업은 길이 2744m, 폭 46m 규모의 활주로 2개를 새로 구축하는 사업이고, 교통망은 도로 7개를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비가 8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 일원에 조성되는 3000억원 규모의 ‘이전 주변지역 지원사업’ 사업도 건설사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그간 진행됐던 공항 건설 사업과는 달리 ‘기부대양여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민간참여자의 자본 출자가 필요한만큼 단독보다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기부대양여방식대로 하면 특수목적법인(SPC) 참여자가 재원 조달을 해 신공항을 시공하고, 대구시가 신공항을 국방부에 종전부지를 양여받는 조건으로 기부하게 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가 단순히 시공만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출자해야 하는 상황이라, 종전부지 사업성 검토 결과에 따라 수주전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라며 “만약 10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루더라도 사업 규모가 20조~30조원이기 때문에 한 업체당 최소 수천억원 이상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은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공항 공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속 건물 건설 규모도 크다는 점에서 토목건축 시공능력이 있는 대형사라면 노려볼 만하다는 점에서 ‘대규모 수주전’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해외공항 건설 수주로, 금호건설 등은 국내 공항 건설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다.

한편 대구시는 민간참여자 선정 공모, 사업참여계획서 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 연내 SPC 참여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항 건설 공사는 2025년에 시행해 2030년까지 준공을 마치면 개항하게 된다.

채민석 기자(vege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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