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기아, 전기차 공장 근로자수 감축 검토… 여성 비율은 ↑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아가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면서 생산 근로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여성 근로자 비율은 높일 예정이다. 다만 고용 관련 경영사항은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해 고용을 유지하려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기아는 올해 말까지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의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를 들일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수출용 프라이드(YB)와 스토닉(YB CUV)을 연간 15만대 생산해 왔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ST(프로젝트명)와 준중형 전기 세단 CT(프로젝트명)를 양산한다.

조선비즈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만들어진 EV6./기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 약 9만9000㎡ 부지에 총 1조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세운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조성하는 완성차 공장이다.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산 15만대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전기차 생산이 늘면 근로자를 줄이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구조가 단순해 생산 공정이 단순하다. 기아는 기존 근로자 모두가 광명 전기차 공장에서 일할 것으로 밝혔지만, 업계는 근로자 숫자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금속노조)와 현대차노조, 기아노조가 2019년에 함께 펴낸 ‘미래형 자동차 발전동향과 노조의 대응’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 비율이 2025년에 전체의 15%(공정숫자 감축비율 20%)가 되면 현대차 근로자는 1629명, 기아 근로자는 약 1000명이 불필요해진다. 전기차 생산 비율이 30%가 되면 이 숫자는 각각 2837명, 2200명으로 늘어난다.

조선비즈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경. /기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조는 정년퇴직자 예상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고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기아 역시 자연 감소 인원으로 근로자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아는 여성 근로자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여성 근로자 비율은 약 2%인데,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구조가 단순해 여성 근로자 비율이 높아도 생산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은 생산직 신입 공채에서 여성을 뽑은 적이 한번도 없다.

근로자 수 조정과 여성 비율 확대는 노사 합의가 관건이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고용 인원 감소를 걱정하는 노조는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더라도 인위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배터리, PE 모듈(모터·인버터·감속기를 통합한 전기차 핵심 부품) 등 전기차 부품 공정을 공장 안에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고 엔진 등 내연기관차 부품의 생산 유치, 외주 기업과의 법인 통합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단체협약은 작업공정 변화나 신프로젝트 개발 등과 관련한 고용 사항은 노사 의견이 일치해야 한다는 걸 명시하고 있다”며 “고용 보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노조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고용 인원을 줄이려는 사측과의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