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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 허점 노린 '변칙 1인시위'…"시민불편 막을 입법보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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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집회면 현수막 게시 제한 없어…혼자서 대기업 앞 무차별 현수막 내걸어

뉴스1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사옥 주변 현수막.(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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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규제 사각지대를 넘나드는 '변칙 1인 시위'가 난무해 이를 차단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르면 집회 또는 시위를 위해서는 두 명 이상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모여야 한다. 1인 시위와 달리 다수 집회 시에는 옥외집회 신고서에 준비물로 기재만 하면 숫자 제한 없이 신고 기간 동안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수 참여 집회로 신고하고 1인 시위를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국내 대기업 사옥 인근에서 벌어지는 시위 상당수가 이 같은 방식이다. 다수 참여 집회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현수막과 입간판, 천막 등 시위 도구를 장기간 설치하기 위해서다. 옥외광고물법 상 현수막은 지정된 게시대에 걸지 않으면 불법이지만, 집시법 상 집회 준비물로 신고하면 사실상 제한이 없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사옥 인근이 대표적이다. 이 곳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A씨는 자신이 일하던 판매 대리점 대표와의 불화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자 이와 무관한 기아를 향해 원직 복직을 주장하고 있다. A씨는 당초 게시한 현수막이 1인 시위 범위를 넘어선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제지를 당하자 20여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신고했다.

A씨 외에도 K사 사옥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B씨, S병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C씨 등도 다수 참여 집회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실제로는 다수가 참여하는 집회임에도 참여자 간 거리를 두는 등 변칙적인 방식을 동원해 1인 시위로 가장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2012년 삼성일반노조는 다른 집회가 신고돼 원하는 장소에서 집회를 열 수 없게 되자 최대 30미터 간격을 두고 각자 피켓을 들고 시위를 강행했다. 1인 시위는 장소 제한이 없어 다른 집회가 있어도 자유롭게 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지난해 전·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벌어진 시위도 같은 모습이다. 경찰이 인근 주민들의 사생활 평온 저해를 우려해 집회를 제한했지만 시위 참여자는 1인 시위라고 주장했다. 1인 시위는 집시법 상 소음 규정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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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K사 주변 시위 현수막.(독자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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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 1인 시위가 난무하면서 현장 감독을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 집시법은 신고된 다수 집회를 정당한 사유없이 개최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참여 집회로 신고하고 사실상 1인 시위를 벌이는 '변칙'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이 없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1인 시위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은 지난해 무분별한 1인 시위에 대해 규제와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영국의 경찰, 범죄, 양형 및 법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인 시위자가 발생시키는 소음이 주변 기관 또는 단체 활동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거나 피해를 끼치는 경우 경찰은 해당 시위를 제한하는 조건을 부과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6월 위법적인 1인 시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다양화하는 변칙 1인 시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와 법 개정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법 규정의 허점을 악용한 변칙 1인 시위로 고통받는 시민의 기본적 권리 또한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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