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타자기, YS운동화, 노무현 독서대…청와대서 만난다

대통령 역사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1일 개막

대통령 역사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이승만 대통령의 영문타자기, 박정희 대통령의 반려견 스케치, 노태우 대통령의 퉁소, 김영삼 대통령의 조깅화, 김대중 대통령의 원예가위, 노무현 대통령의 독서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일 청와대 본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들의 상징적인 소품을 통해 그들이 권력의 정상에서 고뇌하고 결단을 내리던 순간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를 준비했다"며 주요 소품들을 소개했다.

문체부가 국민 품으로 돌아간 청와대에서 개방 1주년을 맞아 새로운 형태의 대통령 역사 전시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를 1일부터 선보인다.

8월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청와대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인 본관과 춘추관에서 역대 대통령들을 조명해 청와대가 본래 지닌 품격과 가치를 살려, '청와대답게, 살아 숨 쉬며, 국민 속 더 깊이' 다가간 청와대의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는 역대 대통령들의 청와대에서의 삶을 압축하는 소품으로 시작한다. 소품에 담긴 이야기는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쉽고, 친근하고, 흥미롭게 관람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대표적 소품은 이승만 대통령의 영문타자기, 박정희 대통령의 반려견 스케치, 노태우 대통령의 퉁소, 김영삼 대통령의 조깅화, 김대중 대통령의 원예가위, 노무현 대통령의 독서대 등이다.

영문 타자기는 이승만 대통령의 필수품이었다. 이 타자기는 독립운동 시절부터 그의 가방에 들어 있었다. 78세의 대통령 이승만은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과정에서 직접 타자기를 두들기며 문서를 작성했다.

반려견 스케치는 군인이 되기 전에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정희 대통령의 일면을 잘 드러낸다. 그는 드로잉 수첩을 갖고 다녔으며 그림을 통해 국정 상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곤 했다. 그가 직접 스케치한 경부고속도로 계획안은 정밀하다

노태우 대통령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다. 애창곡 베사메 무초를 멋지게 불렀고 퉁소 연주는 수준급이었다. 퉁소는 일곱 살 때 여읜 부친의 유품이었다.

조깅화는 김영삼 대통령의 상징이다. 김영삼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30분쯤 새벽 조깅하면서 자신과 대화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주요 정책을 결심하고 복잡한 국정을 정리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가위로 꽃을 다듬으면서 정치 공간을 새로 설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허 보유 대통령이다. 그가 존경하는 링컨 미국 대통령 역시 특허 대통령이다. 그는 1974년 사법시험 준비 시절 '개량 독서대'를 만들었다.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게 각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는 74년간 역대 대통령들이 격동의 대한민국 역사를 써 내려간 최고 리더십의 무대"라며 "이번 전시는 대통령의 공과를 다루는 기존의 전시방식을 벗어나, 스토리텔링을 통해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 대통령들을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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