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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초음속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다…L-SAM 시험 현장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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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여러 고도에서 다층적 요격 가능

내년 체계 개발 후 2025년 양산

경향신문

서해 중부 해상에서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요격탄이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발사대에서 솟구친 미사일이 초음속으로 대기권을 뚫고 올라간다. 정점 고도에 달했을 때쯤 새로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두 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하강하던 미사일을 향해 빠르게 솟아오르더니 이내 불을 뿜으며 레이더에서 사라진다. 고고도에서 적군의 탄도미사일을 정확하게 요격한 국내 독자 개발 요격 체계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이다. 지난달 30일 L-SAM 시험 발사 현장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됐다.

L-SAM은 고고도에서 적의 항공기나 탄도탄을 직접 타격해 공중에서 무력화한다.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안흥 종합시험장을 찾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L-SAM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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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하는 표적탄(파란색 사각형)을 요격탄(초록색 사각형)이 직격하기 직전의 3D 레이더. 빨간색 물체는 엘셈에서 각각 1단, 2단, 페어링이 분리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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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D 전력은 요격 고도에 따라 패트리엇 시스템, M-SAM(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가장 높은 고도의 L-SAM 등으로 구성된다. L-SAM이 고고도에서 적군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M-SAM과 패트리엇 시스템이 2차 요격에 나설 수 있어 다층 방어가 가능해진다. 국과연은 한층 높은 고도를 다루는 L-SAM2도 개발 중이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한국도 미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적군의 미사일(표적탄) 예상 경로를 설정해 발사된 L-SAM이 비행 중 1단과 2단, 페어링(덮개)을 차례로 분리하고 나면 직격비행체(KV)가 홀로 표적탄을 마주한다. 직격비행체는 자체적으로 표적을 인식해 이동 위치와 방향을 정밀 조정한 뒤 직접 타격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사물을 인지해 움직이는 일종의 자율 주행 시스템인 셈이다. 국과연 관계자는 “직격비행체를 만드는 기술이 L-SAM의 핵심”이라며 “우리가 독자 개발한 세계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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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0일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의 요격 미사일이 교전 목표지점에서 표적 미사일에 명중하며 요격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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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연은 이번 시험 발사에서 직격비행체가 표적탄의 탄두가 아닌 추진 기관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과거 탄두를 직격했더니 해상으로 탄피가 너무 많이 쏟아져 수거에 애를 먹었다는 게 이유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우리나라 시험장의 여건에 맞게 추진기를 타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며 “실전에서도 목표 지점을 선택해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국과연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시험 발사를 총 네 번 진행해 세 차례 성공했다. 올해 시험평가를 마무리하고 2024년 체계 개발을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 2020년대 후반에 실전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태안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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