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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軍 정찰위성발사 실패로 체면구긴 北…'김정은 리더십'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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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021년 1월 8차 당 대회 때부터 준비해온 정찰위성 발사실패
'기술적 결함'에서 원인 찾는 北…정치적 책임 부각되지 않을 듯
발사 후 2시간 30분 뒤 '실패' 신속 발표도 이런 고려 작용
김정은 리더십에도 영향 없어…"대내외 주목 끌고 개발 의지 과시"
2차 발사…北이 통보한 6월 11일 내 발사 가능성 배제 못해
재발사도 실패하면 '정치적 부담' 큰 만큼 준비에 시간 걸릴 듯
노컷뉴스

북한 김정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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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하면서 대외적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그러나 발사 실패가 북한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위성발사 실패의 원인을 신형 위성운반 로켓의 기술적인 요인에서 찾았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신형위성운반 로케트 천리마 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 로켓인 천리마 1형에 탑재해 발사했는데,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위성 발사 후 1단 분리 뒤 2단 로켓의 점화가 제대로 안 돼 로켓이 추진력을 잃고 바다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단 로켓에 도입한 신형엔진 체계, 성분비율을 새롭게 조정한 액체 연료의 불안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발사 실패를 '사고'로 인식했다. "위성 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이라고도 표현했다. 정찰위성발사를 준비하며 표출했던 자신감과 기대 수준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엄중'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술적 사고'로 보는 셈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후 2시 30분 만에 신속히 실패 사실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데에는 이런 고려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패 원인을 위성이 아니라 이를 운반하는 신형 로켓의 '기술적 결함'에서 찾음에 따라 발사 실패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이 신형 엔진과 연료를 놓고 충분한 연소시험을 거쳤다면 북한이 언급한 기술적 결함이 좀 더 감소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결함은 북한이 구형 로켓이 아니라 신형 엔진과 연료를 쓰는 위성운반 로켓을 시도할 때부터 어느 정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했을 때 "다양한 위성개발이 가속화되는데 맞게 표준화된 믿음성 높은 운반 로케트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을 지시한 바도 있다.

북한이 이번에 신형엔진을 적용한 로켓을 시도한 것도 이런 김 위원장의 지시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1년 1월 8차 당 대회 때부터 정찰위성개발을 독려하며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이번 위성 발사가 궤도 진입 등 일부라도 성공했다면 군사 분야의 주요 성취로 대내외에 선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과제는 2025년까지 진행되는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하나인 만큼, 실패했다고 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으나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통해 국내외의 주목을 끌었고, 향후에도 자신들의 일정표에 따라 정찰위성 개발 등 핵 무력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과시한 측면이 있다"며, "정찰위성도 핵 개발처럼 실패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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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발사 실패 인정 후 2차 발사를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2차 발사시기를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라고 한 만큼, 일본과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한 6월 11일 내에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발사 가능성은 북한이 그동안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2개의 발사장을 건설해 위성 발사를 준비해왔다는 점과도 연관이 된다.

북한이 전날인 31일 위성을 발사했지만 북한 군부의 2인자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6월 발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북한이 처음에 예고했던 6월 11일 이전에 2차 발사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차 발사는 북한 입장에서 부담이 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결함의 조사 및 해명, 과학기술적 대책의 강구, 이를 토대로 한 구체적인 시험 절차 등을 거친 뒤의 발사이기 때문에, 실패한다면 정치적 부담으로 부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번 발사 실패를 놓고 ICBM을 포함한 북한의 로켓 기술의 불안정한 측면을 노출했다는 시각도 많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13일 김정은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며 발사한 광명성 3호가 실패하자, 8개월간의 준비를 한 뒤 그 해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한 적도 있다.

북한 입장에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의 2차 발사는 실패해서는 안 되는 발사인 셈이다. 2차 발사 준비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국민의 힘 태영호 의원은 "정찰위성발사에 실패했지만 북한 내부적으로 수령의 면모가 깎이기 보다는 오히려 우주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제기하고 실천해나가는 최고 지도자로의 이미지를 더 각인시키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며, "다만 첫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2차 발사는 좀 더 신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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