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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원자력과 원자폭탄도 구분 못하나… 감독들, 사실 제대로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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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화계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

신작 다큐멘터리 영화 ‘지금 원자력!’

서울 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조선일보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올리버 스톤 감독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며 “사람들이 진실을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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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만으로 부족해 ‘지금(Now)’을 제목에 추가한 영화.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번 받은 영화계 거장 올리버 스톤(77) 감독의 신작 ‘지금 원자력!(Nuclear Now!)’이 제3회 서울 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1일 서울 열린송현광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지난 18일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처음 공개돼 큰 반향을 낳았으며, 같은 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생 100여 명 등을 초청해 가진 특별 시사에서도 박수 갈채를 받았다.

스톤 감독은 베트남 전쟁의 참상(‘플래툰’ ‘7월4일생’), 자본주의 안에 숨겨져 있는 인간의 탐욕(‘월스트리트’) 등을 다룬 영화를 통해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지금 원자력!’에선 원자력 발전이야말로 에너지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유일한 기술이며, 그동안 원전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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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개막 전 만난 스톤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드는 데 2년 6개월이 걸렸다”며 “힘든 기간이었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했다. “사람들에게 ‘원자력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텔레비전이나 뉴스에서 본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이야기할 뿐 실제 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더라. 진짜 원자력이란 무엇인지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는 ‘원자력이란 뭘까’에 대해 답하기 위해, 방사성원소를 처음 발견한 마리 퀴리부터 일본 후쿠시마 사고 등 최근의 사례까지 파고들었다. 특히 그에게 많은 영감을 준 책이 조슈아 골드스타인 미국 아메리칸대 명예교수의 ‘밝은 미래: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를 비롯한 영화계는 원자력(Nuclear)과 원자폭탄(Nuclear Bomb)을 혼동하며 부정적으로만 이를 묘사하거나, 한국 영화 ‘판도라’처럼 상업적으로만 이용해왔다. 적어도 이런 주장을 하려면 원자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 다음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 또는 이미 가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충분한 공부를 통해 실제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봤으면 좋겠냐’는 질문엔 “한국에서 유독 이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다른 사람이 이끄는 대로가 아닌, 그냥 영화가 주는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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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자유·정의·인권을 주제로 하는 영화제로, ‘자유와 정의’가 꽃말인 락스퍼에서 이름을 따왔다.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와 열린송현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지금 원자력!’외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를 재조명한 ‘아토믹 호프’, 6·25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 용사의 실화를 담은 ‘아일라’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홈페이지 https://sliff.kr/

[남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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