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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 7년 만에 '우주발사체' 도발…尹은 NSC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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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발사 때마다 NSC 직접 주재…野 "안보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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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월 31일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윤 대통령.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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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북한이 5월 31일 정찰 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호'을 쏘아올렸다. 실패에 그쳤지만 2016년 이후 7년 만의 장거리 미사일급 도발로, 북한 위협이 고조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즉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관련 언급도 없었다. 야당은 "안보 무능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바삐 움직였다. 북한이 오전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히면서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30분 경과한 7시께 출입기자단에 "안보상황점검회의가 곧 열릴 예정"이라며 "필요에 따라 NSC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오전 9시부터 긴급 NSC상임위원회가 열렸다면서 "윤 대통령은 발사 직후 첫 보고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10시께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하고, 추가 발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동맹 및 우방국들과 공조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회의 결과를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발사를 "북한의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긴박했던 상황과 달리 이날 NSC 상임위는 윤 대통령이 아닌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열렸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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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대해 대통령실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를 소집했다. 4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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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NSC 상임위 불참 배경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사실상 '실패'로 파악된 데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직접 주재하는 '사회보장 전략회의' 일정 참석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전날(30일)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일정까지 특정해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한 점, 2016년 이후 7년 만의 '우주발사체' 발사인 점, 역대 대통령 다수가 같은 경우에 NSC를 직접 주재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다소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북한이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 발사체는 도중에 폭발하면서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NSC 상임위를 연 바 있다. 이어 2009년 광명성 2호라는 위성을 실은 '은하 2호' 발사 때도 이명박 대통령은 NSC를 소집해 상황을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군 경계태세를 확실히 하라"고 군 당국에 지시했다. 당시 북한은 이를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실패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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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은 우주발사체의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다수가 NSC를 주재하거나 안보 관련 회의를 열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를 발사한 2016년 2월 7일 오전 청와대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미사일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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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3일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를 발사했을 때는 NSC 대신 긴급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기도 했다. "예견됐던 것으로 불필요하게 국민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8개월 후 북한이 '은하 3호'를 2차로 발사했을 때는 대통령 주재로 NSC를 열고 "북한은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정부성명도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를 발사했을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고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경고했었다.

북한이 "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향후에는 안보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을 자극하는 한미일 공조 강화 외교를 이어가면서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소통은 단절된 상태인 만큼 북한 움직임을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NSC)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수습하고, 북한의 소위 우주발사체에 대응해야 할 대통령은 어디 있었나"라며 "그저 관련 보고를 받으면 할 일 다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재난 경보 발령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엇박자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지만 행정안전부가 곧이어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관련 질문을 받고 "서울시가 잘못한 것 같다. 오버했다"라며 "행정안전부가 (발사체를) 쐈다고 통상 고지한 것을 서울시가 과도하게 반응했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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