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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환대출 시행 첫날, 3시간 만에 216억 원 이동했다…빅테크 3사 접속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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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개시 3시간 반 동안 총 834건 이동
곳곳서 연결 오류에 혼선…금융사 제휴 확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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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더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사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31일부터 개시된 가운데, 빅테크 3사의 대환대출 서비스를 직접 접속해 보니 접속자가 몰려 한때 이용이 어려웠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앱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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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더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사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31일부터 개시된 가운데 시행 첫날 3시간 만에 216억 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환대출 차주가 몰리면서 이날 소비자들은 잦은 금융사 연결 오류와 접속 지연으로 불편을 겪었다. 취재진이 빅테크 3사의 대환대출 서비스를 직접 접속해 보니 접속자가 몰려 한때 이용이 어려웠다.

취재진은 이날 오후 1시 15분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앱에 접속해 서비스 과정을 체험해 봤다. 기존에 사용하던 앱에서는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와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다. '네이버인증서' '카카오인증서' 등 자체 인증서를 미리 만들어 두면 접속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시행 첫날인 오늘 접속자가 몰려 일부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하는가 하면, 추천하는 금융사가 서로 다르기도 했다.

갈아탈 수 있는 금융사 리스트를 불러오기 전 단계인 본인인증, 개인정보와 직장정보 입력, 연봉, 주택 소유 여부 등 확인 절차는 빅테크 3사 모두 비슷했다.

먼저 네이버페이 앱의 대출비교에 접속해 '갈아타고 1000원 받기'를 눌렀다. 점심시간 이후 접속자가 몰린 탓인지 '동시 접속자가 많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몇 번의 오류를 반복하다 갈아타기 조회 결과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카카오페이 앱의 대출 갈아타기에 접속해 '지금 대출 갈아타기'를 눌렀다. 최대 193초가 소요된다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기다리면서 죠르디와 대출 OX퀴즈 어때요?'에 O를 누르자 대출 관련 상식 퀴즈를 풀며 기다릴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 역시 금융사에 일시적 문제가 생겼다며 본심사를 진행하기 전 오류 화면이 떴다.

토스 앱에서는 몇 개의 금융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지와 조회 실패(응답 지연), 점검, 대출 불가 등 카테고리를 나눠 은행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응답 지연으로 인한 오류가 많아 대출 비교에 제약이 있었다.

서비스에서는 금리와 한도를 기준으로 대환대출이 가능한 각 금융사의 조건을 차례로 제시했으나, 아직 일부 금융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을 하지 않아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웠다. A은행 대출을 조회했을 때 각 앱에서 추천하는 금융사의 최저금리가 5~7%포인트 이상 차이 나기도 했다.

대환대출플랫폼을 출시한 업체 관계자는 "오늘이 월말이기도 하고 종합소득세 납부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은행에 트래픽이 몰렸다"며 "이로 인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데 평소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해당 과정에서 오류로 응답받는 고객이 간헐적으로 있었다. 협력사와 긴밀하게 연락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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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서는 온라인으로 쉽게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사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금리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각 금융사의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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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해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은 네이버페이·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토스·핀다·KB국민카드·웰컴저축은행 등 7개 사다. 이날부터 은행 15곳, 저축은행 7곳, 카드 7곳, 캐피털 4곳 등 33개 금융회사는 자사 앱에서 대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현재 가진 대출보다 금리가 더 싼 상품을 찾으려는 고객이 몰려 일시적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사 간 총 834건의 대출이동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3시간 만에 약 216억 원(잠정)의 대출자산이 이동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의 경우 플랫폼을 통한 대출조건 조회에 대한 응답이 지연됐으나 각 금융사가 플랫폼과 조율을 거쳐 시스템을 점차 안정화함에 따라 이러한 경우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향후 시스템 안정화와 금융사의 추가 입점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대출조건의 범위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은행권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가 한정적이고 대출 중개 플랫폼에서 제휴를 맺은 은행 수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는 온라인으로 쉽게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사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금리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각 금융사의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대출 이동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존 대출이 DSR 규제를 충족하더라도 대출 이후 자산과 부채 현황이 변동될 수 있다. 대환대출 시 DSR 규제 내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환이 불가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동시스템 자체는 소비자들의 거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면서도 "다만 플랫폼에 종속될 가능성, 출혈 경쟁 유발, 인터넷 은행과의 불공평한 영업환경 등의 이유로 은행 입장에서는 대환대출플랫폼 등장이 마냥 반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행 첫날이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엇비슷한 금리, 신규시점 6개월 이내 대환 불가, 연간 은행권별 대출 한도등 여러 가지 제약 상황들로 인해 은행에서 은행으로 대환하는 고신용자들의 지금과 같은 흥행 장기적으로 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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