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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국 자체생산 여객기 운항 시작했지만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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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이 자체 생산한 C919 여객기가 지난 28일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신화연합뉴


중국이 자체 생산한 여객기로 상업 운항을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온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자급자족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엔진을 비롯한 핵심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오리엔트증권은 중국이 자체 생산해 최근 상업 운항을 시작한 대형 여객기 C919에 대해 “생산 용량의 한계와 공급망의 어려움으로 단기간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고 업계 공급과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C919는 중국이 국유기업인 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COMAC)를 설립해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대형 여객기다. C919는 개발 착수 약 15년만인 지난 28일 승객 130여명을 태우고 상하이 훙차오(虹橋)공항에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까지 가는 첫 상업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 29일부터는 상하이∼청두(成都) 노선에서 정기 운항을 시작한 상태다.

중국은 C919 상업 운항으로 보잉과 에어버스가 장악하고 있는 자국 내 항공기 시장에서 빠른 공급망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작사인 COMAC은 지난해까지 C919를 모두 1035대 주문받았고 향후 5년간 연간 150대씩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과의 경쟁 모델로 생산된 C919가 그 아성을 무너트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부품의 국산화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큰 숙제다. C919 현재 핵심 부품과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C919에 사용된 엔진은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랑스 사프랑 에어크래프트 엔진이 합작해 만든 CFM인터내셔널이 생산한 것이며 제어시스템과 착륙 기어 등 다른 핵심 부품들도 대부분 수입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C919의 주요 공급업체 가운데 거의 60%가 미국 기업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부품 공급망은 중국에 큰 부담이다. 특히 미국은 엔진 등 항공우주 부품 수출을 상무부 허가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공급을 차단할 경우 여객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부품 국산화를 통한 자급자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진 역시 2025년까지 자체 생산한 ‘CJ-1000A’ 엔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SCMP는 “C919 상업 운항은 항공기 공급망에서 중국의 도약 기회이지만 자급자족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중국은 항공 산업에서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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