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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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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 맞고소 계획 없어, 모두가 행복했으면…” ‘학폭’ 1심 무죄 선고 순간 이영하가 떠올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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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의혹과 관련한 재판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두산 구단은 현재 미계약 보류 선수인 이영하를 정식 선수로 전환해 1군 마운드 복귀를 준비하게 할 전망이다.

이영하는 5월 31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학폭 의혹 재판 관련 1심 선고에 참석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영하는 지난해 8월 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9개월이 넘는 ‘학폭 의혹’ 법정 공방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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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이영하가 학폭 의혹 관련 재판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공덕동)=김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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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김대현과 이영하의 고교 야구부 후배인 A 씨는 학창 시절 야구부에서 두 선수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스포츠윤리센터에 김대현과 이영하를 신고한 뒤 사건을 심의한 스포츠윤리센터가 2022년 5월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 뒤 검찰이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 혐의로 김대현과 이영하를 불구속 기소했다.

현역 입대 뒤 재판으로 넘겨진 김대현은 군사 재판장에서 학폭 관련 재판을 진행했다. 김대현은 1월 10일 군사 재판부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9월 21일 첫 공판을 치른 이영하는 5월 3일 마지막 공판까지 초 6차례 공판에 출석해 모든 혐의에 대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마지막 공판 당시 이영하는 “반성해야 할 부분은 반성하고 있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A 씨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성실히 재판에 임했다.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나쁜 행동 하거나 법정에 설 만큼 심한 행동 했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단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이영하에 징역 2년을 최종 구형했다.

재판 선고에 나선 3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여러 가지 증언과 기록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고인의 구덕야구장, 자취집, 학교 웨이트트레이닝장 등 가혹 행위 장소에 피고인이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전기 파리채 사건의 경우에도 피해자의 선후 진술관계가 일관되지 않는다. 국외 전지훈련 가혹 행위와 공갈 혐의도 야구부원 다수 증언을 고려했을 때 객관적인 사실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어렵기에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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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가 학폭 의혹 관련 재판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5월 3일 최종 공판에 참석한 이영하.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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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과 만난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경기에 못 나가면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재판에 성실히 임해 사실을 잘 밝히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얼른 몸을 만들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무죄 소감을 말했다.

무죄 선고 순간 떠오른 생각과 관련해 이영하는 “물론 당연히 나와야 할 결과라고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 이 일을 계기로 많은 걸 뒤돌아보게 되더라. 그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영하는 “재판을 치르면서 학교 폭력이 정말 없어져야 할 문화라고 다시 느꼈다. 일방적인 폭력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도 살아가면서 사람들에게 어떤 모범을 보이면서 잘 살아야 할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학폭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남아 있는 안 좋은 관행도 얼른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영하는 상대를 무고죄로 맞고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영하는 “그 친구는 또 그 친구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투수 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케어해주지 못한 건 나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학교 후배였고 좋은 동생이었기에 때문에 딱히 (맞고소할) 생각은 없다”라며 고갤 내저었다.

두산 구단은 무죄 판결과 함께 곧바로 이영하의 정식 선수 전환과 1군 복귀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영하는 현재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영하는 “구단 지침에 따라 복귀를 잘 준비하겠다. 이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그동안 실전 경기에선 고칠 수 없어던 부분을 2군 코치님들과 많이 고쳤다. 몸 상태엔 전혀 문제가 없다. 1군에서 불러주실 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 내가 없는 기간 많이 힘들었을 팀 동료 투수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영하는 “일단 믿고 기다려주신 두산 구단, 팬,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주변에서도 도와주신 분들도 마찬가지로 고맙다. 사실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것 없이 믿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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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의혹 무죄 판결을 받은 이영하가 1군 마운드 복귀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공덕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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