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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유도 없이 대피? 도대체 어디로?…日과 비교되는 ‘경보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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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이유도 장소도 없이 “대피”

日, ‘北미사일, 건물안, 지하로’

동아일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보낸 재난문자 메시지.


서울시가 31일 이른 아침 시간대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20여 분 만에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었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특히 두 메시지에는 어떠한 이유로 대피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며 ‘알맹이가 빠진 메시지’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경 위급재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보냈다. 메시지가 발송되기 직전에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사이렌 소리와 문자 메시지 내용에 잠에서 깬 시민들은 불안감과 황당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밑도끝도 없이 대피하라니” “도대체 어디로 갈 준비를 하죠?” “전쟁 났나요? 네이버도 사용자가 몰렸는지 안 되네요” “서울시민만 대피하면 되는 건가? 다른 지역은 문자 안 왔다는데”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행안부는 22분 만인 같은날 오전 7시 3분경 위급재난 문자를 보내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수방사 요청으로 재난문자를 보냈는데 행안부에서 오보라고 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대피 지역이 아닌데 공습 경보를 울려 오발령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행안부 등 관계기관이 엇박자를 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만 높아졌다.

동아일보

일본의 재난문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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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본의 재난 메시지와 비교되기도 했다. 일본 당국은 우리보다 약 11분 빠른 이날 오전 6시 30분경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조선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십시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비슷한 글자 수의 메시지에 대피 이유와 장소가 모두 들어간 것.

이를 본 누리꾼들은 “내용도 간결한데 모든 게 다 담겨있다” “우리나라는 이유도 없이 다짜고짜 대피 준비하라고” “이게 맞다. 왜 대피해야하고 어디로 대피하라는 내용이 있어야지. 무작정 대피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역시 재난 선진국답네” “이렇게 보니까 차이가 확 느껴진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발사된 ‘북한 주장의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은 발사 약 3시간 만에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실은 로켓 ‘천리마-1호’를 발사했으나 사고가 발생해 서해에 추락했다며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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