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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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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기름 냄비에 개 던진 멕시코 남성…대통령까지 “용납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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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개를 기름이 끓는 냄비에 던져 넣은 후 승용차에 탑승하고 있는 멕시코 남성. /펠루도스 데스파라도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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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한 남성이 기름이 끓는 솥에 개를 집어넣어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결국 멕시코 대통령까지 나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멕시코 동물단체 펠루도스 데스파라도스는 29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을 통해 한 남성이 대형 냄비에 검은색 개를 던져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단체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인 28일 정오쯤 멕시코 테카막시(市) 베니토 후아레즈의 한 정육점 앞에서 발생했다.

CCTV 영상을 보면 하늘색 반소매를 입은 남성이 정육점에서 나오더니 갑자기 앞에 있던 검은색 개를 은색 대형 냄비에 집어 던졌다. 직원이 정육점 밖으로 뛰어나와 상황 파악을 하는 사이 남성은 바로 앞에 주차해 둔 흰색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다. 운전석에 타는 순간까지 남성은 개가 냄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지켜만 봤다. 직원은 냄비에서 개를 빼내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단체는 “모두 익명으로 처리할 테니 이 남성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제보해달라”며 모자이크 없이 영상을 공유했다. 이어 “남성이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정육점 직원과 말다툼하고, 흉기로 위협하더니 작은 강아지를 끓는 기름 냄비에 넣었다”며 “직원이 개를 구하기 위해 달려 나왔지만, 개는 끔찍한 화상으로 숨을 거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분노했으며 이미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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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타는 순간까지 개가 냄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지켜본 남성. /펠루도스 데스파라도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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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은 하루만에 2500개 댓글이 달리고 6000회 공유될 정도로 화제였다. 단체가 트위터에 올린 같은 영상은 조회수가 17만회에 달했다. 네티즌들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 “무조건 잡아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대체 강아지는 무슨 잘못이 있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했다. 차 번호를 통해 남성의 신원을 추측하는 댓글도 많았다.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베니토의 정의를 위하여(#JusticiaParaBenito)’ 해시태그 운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결국 멕시코 당국은 사건 조사에 나섰다. 멕시코 정부 치안 총책임자인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안보장관은 30일 “동물 학대 혐의가 인정되는 해당 남성의 신원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동물학대 혐의가 인정되면 3∼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는 이웃뿐만 아니라 동물을 향한 애정과 보살핌이라는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현재 남성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수사당국은 CCTV 영상과 정육점 직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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