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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내용 없는 경계경보, 오발령에 日보다 10분 늦어…출근길 전쟁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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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6시40분쯤 발송된 위급 재난 문자 내용. 이날 오전 6시44분에는 네이버 접속에도 불편함을 겪었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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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갑작스럽게 대피 안내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당혹했다. 결과적으로 '오발령'으로 판명이 났지만 어떤 사유로, 어떻게 대피하는지 설명도 없이 보낸 경계경보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특별시는 31일 오전 6시41분쯤 서울 지역에 위급 재난 문자를 보냈다. 서울시는 "오늘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계경보는 적의 지상공격 및 침투가 예상되거나 적의 항공기나 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경보다.

경계경보가 오발령된 것으로 확인된 건 20여분 뒤였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7시3분 시민들에게 위급재난문자를 통해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 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알렸다. 실제 경계경보가 내려진 곳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였다.

서울시는 첫 경계경보 발령 문자를 보낸지 40여분이 지나서야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됐다"며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시민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른 아침부터 오발령 재난 문자가 발송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은 당혹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거주하는 한모씨는 "북한 발사체로 이런 경보가 내린 건 처음이라서 당황했다"며 "오발령이면 왜 오발령인지, 어디로 대피해줘야 하는지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씨는 "사실상 경보가 진짜였어도 대피할 수 없었을 것 같다"며 "서울시 책임자는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길을 나서던 직장인 김모씨 역시 "이른 아침부터 대피 안내 문자를 받아서 깜짝 놀랐다"며 "출근을 해야 할지, 지하철에 대피해야 할지 판단이 안서서 부서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 등 SNS 상에는 '경계경보' '오발령 문자' '지하철역' '실제상황' '공포감 조성' 등 각종 키워드들이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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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네이버 모바일 버전에 일부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트위터에는 '경계경보' '오발령문자' 등 키워드가 순위에 올랐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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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포털사이트 네이버 모바일 버전에 일부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했다. 직장인 유모씨는 "무슨 일인이 보려고 급하게 네이버에 들어갔는데 접속이 안됐다"며 "순간 네이버 검색까지 안된다고 하니까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꼈다. 어쩔 수 없이 트위터만 계속 새로 고침하면서 상황을 살폈다"고 말했다.

문자 전송 시간을 두고서도 시민들의 불만이 터졌다. 문자 내용에 따르면 경계 경보는 이날 오전 6시32분에 발령됐는데 시민들이 실제로 전송 받은 시간은 9분이 지난 오전 6시41분이었다. 일본이 이날 오전 6시31분쯤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 건물 안이나 지하로로 피난해달라"며 안내를 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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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일본이 오전 6시31분쯤 발송한 속보 내용. '건물이나 지하로 피난해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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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은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을 두고 "행정안전부가 (미사일 발사를 했다고) 통상 고지한 것을 서울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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