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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서울시·행안부, 경계경보 문자 엇박자... 출근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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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31일 오전 6시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행정안전부가 10여 분 뒤 ‘오발령’이었다고 정정하면서 출근길 시민들 사이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조선일보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발령 위급 재난문자(왼쪽). 이어 행정안전부는 6시41분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고 서울시는 경계경보해제를 알리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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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29분쯤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남쪽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합참 발표 직후 서울시의 경보가 울렸으나 별다른 설명이 없이 대피를 준비하라고 해 출근길 시민들이 혼란을 겪은 것이다. 경계경보가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아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 정도에 그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조선일보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속보가 나오는 가운데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울린 경보음을 듣고 휴대전화 위급재난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 2023.5.31/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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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전쟁난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때 네이버 포털에도 접속이 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7)씨는 “새벽에 경보 소리가 크게 울려서 뉴스를 보니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해서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출근 준비하다가 지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연락을 돌렸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양모(27)씨도 “경보를 받고 깜짝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했다”며 “오발령이라는 경보를 받고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아침부터 두 차례나 큰 소리로 경계 경보가 울려 놀람과 짜증을 느꼈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로 경보가 울려서 잠을 설쳤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것보다 잘못된 경계경보를 전 시민한테 보냈다는 게 더 어이가 없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김민지(31)씨는 “출근 준비하다가 경보가 울렸는데, 옆집 할아버지가 복도에 대피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다니셨다”며 “불이 난 줄 알고 3층에서 1층까지 뛰어내려가다가 발이 접질렀는데, 오발령이었다니 짜증이 났다”고 했다.

경계경보 내용에 아쉬움 표한 시민들도 적지 않다. 서울 양천구 직장인 김모(26)씨는 “덮어놓고 대피만 하라고 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대피를 하겠느냐”며 “앞으로 경계 경보를 하면 대피소가 어디인지, 대피 이유는 뭔지,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 건지도 좀 알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태훈(28)씨도 “전후 사정 설명도 없이 사이렌만 울려서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급히 뉴스 틀었는데도 긴급상황이라고만 하지, 전쟁이 난 건지 설명이 없어서 답답했다”고 했다.

합참은 이와 관련 “북한이 쏜 발사체는 서해상으로 비행하였으며 수도권 지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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