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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군은 테스트하는 곳 아냐” 감독이 된 국민타자의 올곧은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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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두산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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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 살아남겠다는 강한 마음을 가졌으면.”

프로야구 두산의 올 시즌 화두는 ‘사령탑’이다. 유일무이한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 진출(우승 3회)에 빛나는 10대 사령탑, 김태형 감독과 결별한 후, 새 리더십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 후임자는 한국 야구사에 오래 남을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었다.

안팎으로 우려는 많았다. 화려한 현역 커리어를 자랑하는 이 감독이지만 2017년 은퇴 후,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승엽호’의 첫 2달은 무탈하다. 승률 5할 이상을 잘 유지하면서 중위권을 안정적으로 사수한다. 아직 6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다만 걱정거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딘 포지션이 마음에 걸린다. 그곳에서는 아직도 팀의 황금기를 이끌던 베테랑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내야의 사령관이라 불리는 유격수 자리가 문제다. ‘포스트 김재호’ 이름표를 가져갈 적임자가 안 보인다. 2021년 1차 지명자 안재석을 필두로 이유찬, 박계범이 도전장을 내밀지만 마뜩잖다. 안재석은 허리 부상으로 주춤하고 이유찬, 박계범은 공수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기는 버겁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다시 김재호가 선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베테랑 김재호가 모든 경기를 100% 컨디션으로 소화할 수는 없다. 힘이 부치면 바꿔줘야 하지만 상황은 봐야 한다. (대안이) 고민스럽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며 유망주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외야 한 자리도 마찬가지다. 정수빈-김재환-호세 로하스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이 갖춰져 있다고는 하지만 체력 안배와 두터운 뎁스를 위해 필요한 제4의 외야수가 마땅치 않다. 그 역할을 해주던 김인태가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후 양찬열, 송승환, 조수행이 나서지만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사실 기회를 많이 줄 수 없다. 1군은 테스트하는 곳이 아니라 결과를 보여주고 이겨야 하는 곳이다. 캠프, 시범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투수에 대응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다른 좋은 선수를 써야 하는 것”이라며 선수 기용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목표의식은 가지고 있겠지만 아직 능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프로야구에서 살아남겠다는 아주 강한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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