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다시 오르는 금융권 예적금 금리…대출금리도 다시 오르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중은행 적금 5.5% 등장…저축은행 예금상품 4% 중반 진입

“지난해와 달리 인상여력 제한적…하반기 시장금리 하락 예상”

쿠키뉴스

저축은행의 수신상품 금리가 다시 4% 중반대에 진입했다. 사진=김동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을 비롯해 2금융권에서 일제히 예·적금 상품 금리를 올리는 ‘수신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후 약 4개월간 수신금리가 내려가다 5월 들어 다시 일부 금융사들이 4%대 예금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문제는 수신상품이 금융사들의 자금조달 통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사들이 연 4%대가 넘어가는 수신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신한은행은 ‘신한 연금 저축왕 적금’을 내놓았다. 5대 연금을 신한은행 계좌로 수령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5.5% 금리를 적용한다. 월 50만원 이하로 자유롭게 저축하는 36개월 만기 적금이다.

우리은행은 최고 연 5.5%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선보였다. 직전 1년간 입출식 상품을 제외한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았던 고객에게 기본금리 2.5%에 3.0%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최고 월 50만원까지 납입이 된다.

신상품 출시가 비교적 뜸한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에서도 지난 4월 ‘굴비 적금’을 선보였다. 최고 연 5.0%로 기본금리 2.0%에 3.0%p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만기는 6개월이며 납입한도는 월 30만원이다.

저축은행 업권도 수신상품 금리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3.80%로 전월과 비교해 0.18%p 올랐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지난 1월 5.20%에서 2월(4.14%), 3월(3.62%) 연속으로 하락한 뒤 지난달 상승세로 전환됐다.

개별 상품들을 보면 예금상품이 연 4%대를 넘어선 것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저축은행의 300여개 예금 상품 중 절반가량은 연 4%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퍼·CK·동양 등 6개 저축은행은 최고 연 4.50%의 이자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머니무브’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 동결 영향 등으로 시장금리가 점차 내려가자 그간 유입됐던 수신상품 예치금액이 크게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4000억원 줄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분기 예적금 잔액은 858조5171억원으로 3개월 만에 3조 가까이 감소했으며, 저축은행 역시 4조원 넘는 수신잔액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들은 대부분 투자를 위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같은기간 48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고객의 돈을 모아 금리가 높은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28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두는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50조588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원 넘게 늘었다.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며 안전투자를 선호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조달금리가 함께 올라가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대출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예금 대란이 일어난 이후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상승,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바 있다. 보통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 3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되는데, 지난해 3월 대출금리에 영향을 준 조달금리는 2% 내외이지만 올 3월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반영된 조달금리는 3~5%로 치솟았다.

여기에 기준금리 동결에도 꿈틀대는 채권금리도 대출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고채 3년물(연 3.524%)·5년물(연 3.550%)·10년물(연 3.639%)이 모두 기준금리 수준을 넘어섰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위로 올라온 것은 두 달 만이다. 단기물을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점도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 단기물인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금리는 한 달 새 연 3.49%에서 3.75%로 0.25%p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말 예금 대란처럼 수신금리가 5%대에 진입하지 않아 대출금리 인상 영향에는 제한적일 것이란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의 경우 금리인상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동시에 작용되면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수신금리가 급격히 올랐다”며 “현재는 시중은행에서 금리를 올리긴 하지만,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도 수신금리 인상이 크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하반기 이후부터는 전체 시장금리도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