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취재석] 민주당, '돈봉투·코인·개딸' 수습 의지 있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野, 총선 10여 개월 앞두고 겹악재와 팬덤 정치 골머리
쇄신커녕 계파 갈등 조짐에 총선 승리 기대감 떨어져


더팩트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 악재가 겹치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당 혁신 방향과 팬덤 정치로 계파 갈등이 분출되는 모양새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새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내년 총선 결과가 어떨까요?"

최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을 만났을 때 이같이 질문하면, 돌아오는 답은 비슷하다. "아직 예측하긴 어렵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에 두고 봐야 한다", "중도층과 수도권에서 우세한 쪽(정당)이 이길 것" 등 원론적인 답변이다. 단, 21대 총선 때처럼 180석 압승은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누군가는 "주식으로 따지면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고점'을 찍은 게 아니겠나"라고 했다. '역대급 승리'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돈 봉투 의혹'에 휩싸여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두 의원은 2021년 4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의원 등에게 돈 봉투를 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돈 봉투 의혹'의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주의를 강조해 온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더팩트

지난 24일 오후 자택으로 들어서는 김남국 의원. / 배정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김남국 무소속(민주당 탈당)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김 의원이 신분을 망각한 채 상임위원회 활동 중에도 코인을 거래했다는 논란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중대 사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방어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김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은 국민에게 배신감과 상실감을 줬다. 공분을 산 김 의원은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지 않고 지난 15일 이후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24일과 26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지역사무소와 자택에 있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기관 '꽃'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ARS(자동응답방식)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응답률 2.6%·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4%포인트 하락한 49%, 국민의힘은 3.9%포인트 오른 40%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또한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주저앉았다. 돈 봉투 의혹과 코인 논란이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고 꽃은 분석했다.

더팩트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 세력이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에 자성을 촉구한 당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당내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월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할 당시 지지자가 피켓을 든 모습이며,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더팩트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잇따른 악재에 골머리를 앓는 민주당은 연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안과 민생 띄우기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복수의 여론조사상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은 혁신기구 설립하는 것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뜻을 모은 이후 2주가 넘도록 하세월이다. 대의원제 폐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다. 친명계(친이재명)와 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불거지며 당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의 내부 갈등은 쇄신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인데 말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개혁의 딸) 세력이 김 의원 코인 사태에 자성을 촉구한 당 청년 정치인들에게 인신공격성 '문자 폭탄'으로 내홍을 부추기고 있다. 당 지도부는 강성 지지자들의 폭력 행태에 대한 강경 대처를 주문하는 비명계 의원들의 요구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3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현근택 '팬덤 정치' 논란과 관련해 "BTS(방탄소년단)가 아미(BTS 팬클럽) 대장인가"라고 되물었다. 전날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개딸'과 단절을 요구하는 비명계의 주장을 두고 "BTS 보고 아미를 그만두라고 하는 얘기가 가능하겠나"라며 일축했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은 "(아미는) 정말 좋은 일을 많이 하려고 그러더라. 아미처럼만 해준다면 왜 (이 대표에게) 이장직을 사퇴하라고 그러겠나"라고 했다.

'개딸'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맡은 이 대표가 충성 지지층과 결별하는 것은 애초 무리일지 모른다. 선거는 결국 표 싸움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측은 이런 취지로 항변한다. "좋은 개딸도 많다"고. '반(反)이재명은 곧 적'이라는 인식의 극단적인 개딸이 민주당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최근 만난 한 초선 의원은 개딸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게 현실이다. 흔들리는 도덕성과 팬덤 정치의 콜라보.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