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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PD수첩' 만민교회의 비밀 사업, 뮤지컬배우·아이돌 기획사까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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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MBC 피디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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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이재록이 수감된 뒤에도 '이단' 만민중앙교회가 '쌍둥이 목사'에 의해 계속 유지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만민교회가 한 연예 기획사와도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쌍둥이 목사의 비밀사업'이란 주제로 끝나지 않은 만민중앙교회에 대해 다뤘다.

만민중앙교회 탈퇴자라고 밝힌 타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다섯 살 때 만민중앙교회에 등록해 34년간 활동했다고 고백했다. 만민중앙교회는 여성신도 성폭행 혐의로 16년을 선고받은 이재록 목사(교주)이 이끈 이단 교회다.

그가 수감되면서 끝나는 줄 알았지만, 타 방송국 관계자는 "파트2가 나왔다. 이건 시즌2다"며 충격적인 영상 하나를 'PD수첩'에 공개했다. 성경에서는 우상숭배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재록의 입간판에 절을 하는 신도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한 한 여성 목사가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신도들의 기이한 모습도 공개됐다.

이 여성 목사는 이재록이 사라진 빈자리를 채운 새롭게 자리잡은 인물로, 한 명도 아닌 이선희·이희진이란 두 명의 쌍둥이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쌍둥이 목사의 통제 아래에 놓인 신도들의 생활까지 철저하게 통제했다. TV시청, 이성간 교제도 막았다. 가족과의 기본적인 역할도 허락되지 않았다. 또 다른 한 탈퇴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아서 남다른 관계였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일요일에 장례를 치러야하지 않나. 저는 일요일에 상복을 입었다. 남편은 교회에서 들었던 게 있어서 '1부 예배만 드리고 와라' 했다. 이제 이희선 목사가 난리가 난 거다"고 말하며, 이희선과 통화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이희선은 "주일은 네 날이냐. 죽은 할머니가 그리 원하냐. 온전하게 주일을 지켜야지. 엄마 아빠도 아닌데. 너 혼자 지옥 가라"며 호통쳤다.

두 쌍둥이 목사는 이재록을 당회장이라 부르며 항상 옆에 있던 인물들이다. 신도들은 이 두 사람 때문에 이재록을 더욱 맹신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자신들에게 순종하는 신도들에게 믿음의 '단계' '성적표'를 메겼고, 이는 곧 구원과 연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믿음의 분량'이 집단 세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치열해진 경쟁 속 집착, 종교중독이 발생한다는 것.

게다가 이희진 목사는 이재록의 여성신도 성범죄와도 전혀 무관하다 볼 수 없었다. 이재록과 피해자를 연결시키기도 하고, 성폭행 피해를 상담한 한 신도에게 '네가 예뻐서 그렇다. 네가 새 예루살렘(천국) 가서 하나님의 여인이 되려고 한다'는 취지로 얘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만민교회 탈퇴자들이 말하는 만행은 더 있었다. 만민교회 MBC 방송국 불법 점거 사태 때도 있었던 열혈 신도마저도 주일 헌금, 십일조를 기복으로 각종 명목의 헌금을 강요당해 교회를 탈퇴했다고 고백했다. 이재록, 쌍둥이 목사 생일만 아니라 이재록이 구속된 날 우박이 떨어졌다며 우박기념일을 만들어 헌금을 강요했다.

각종 아르바이트만 아니라 급기야 대출까지 받아야 했는데, 대부업체에서 나오는 대출마저도 대출이 나온 것이라고 간증하는 신도들도 있었다. 결국 신도들은 평생을 빚과 생활고에 시달렸다. 또 헌금만 아니라 '예물문화'라고 해서 목사들에게 현금을 바치는 경우도 많았다. 청바지 착용, 유튜브 시청, 가요 청취, 이성교제 등 다양한 회개 사유로 예물을 바치게 해, '중세시대 면죄부'의 부활한 셈이었다.

이와 더불어 충격적인 제보가 계속 이어졌다. 한 연예기획사의 투자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 쌍둥이 목사가 한 뮤지컬배우 해외 콘서트장에 나타나고, 해당 배우가 속한 기획사의 아이돌 멤버 일부도 교회와 관련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교회 신도 3명이 해당 엔터테인먼트에 출근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현재는 당시 신도들이 빠지고 다른 이가 출근 중이라고. 실제로 해당 기획사에 출근하는 신도의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전 직원을 만났다. 해당 기획사는 서면으로 만민교회와 무관하며 다른 곳의 투자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두 개의 투자계약서를 보내왔지만, 아이돌을 육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4억3000만원이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기획사 대표는 등기상 대표가 아닌 사내이사로 등재된 99년생 이모 씨였다. 기획사 대표 이씨는 고급 외제차를 타고 만민중앙교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모'라는 이희진 목사가 딸처럼 아끼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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