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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父 살해 후 시신유기 아들 구속… 범행동기 미궁 속 프로파일러 투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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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경찰서는 부친을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로 김모(30)씨를 30일 구속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자폐장애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범행 동기 및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존속살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부친 A(70)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지하주차장 집수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세계일보

함께 살던 70대 부친을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30)가 30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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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틀간 경찰 조사에 이어 영장심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날 오후 2차 조사를 진행하며 김씨로부터 “평상시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앞서 사건 당일 오전 12시48분쯤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에 핏자국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하 2층 주차장 기계실 집수정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으로 김씨가 부친의 시신을 끌고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김씨는 집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1층과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카메라를 청테이프로 가리는 김씨 모습이 찍혔다. 시신을 지하로 옮긴 뒤 집에 돌아간 김씨는 같은날 오전 2시24분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사건 당시 집을 비운 김씨의 모친을 불러 부자간 관계 등을 물었으나 모친도 “(아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범행 동기를 알 수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조만간 김씨 조사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를 분석할 예정이다. 또 부친 시신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을 토대로 김씨를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2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왜 살해했는가”, “시신은 왜 유기했는가”,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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